화제의 삼성 우승 세리머니, 경기 전부터 준비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1.03 06: 56

삼성의 통합우승 3연패와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단체 세리머니가 화제로 떠올랐다. 
삼성은 지난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7-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역전우 승을 확정지었다. 프로야구 사상 첫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우승 3연패로 금자탑을 쌓으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삼성의 우승 만큼 주목받는 게 바로 단체 우승 세리머니였다. 9회초 2사 후 손시헌의 뜬공을 중견수 정형식이 잡고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마운드의 오승환을 중심으로 삼성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외야수들과 덕아웃의 선수들이 마운드로 모이기 전까지 웃음만 머금을 뿐 환호는 없었다. 

하지만 마운드에 선수단이 전부 모인 후 세리머니가 시작됐다. 오승환 비롯해 선수들은 양 쪽 하늘을 차례로 바라보며 함께 다리를 굽히고 손을 치켜 세우는 단체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동안 쉽게 볼 수 없던 특별 세리머니에 해외 언론도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 CBS스포츠는 '인내로 잘 조직된 세리머니였다'고 평했다. 
당연히 준비된 세리머니였다.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박한이는 "우승이 거의 확정됐을 때 선수들이 모여서 단체 세리머니를 하기로 했다"며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그동안 우승할 때마다 거의 매번 똑같이 껴안는 모습밖에 없었다. 올해는 색다르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단체 세리머니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건 7차전 경기 전부터 세리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는 점이다. 박석민은 "투수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경기 시작하기 전부터 세리머니를 이야기하길래 내가 '벌써 설레발치면 안 된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나도 헬맷을 준비해왔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미리 준비해온 헬맷과 고글을 쓰고 신나게 샴페인 파티를 했다. 
그만큼 삼성은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유를 갖고 있었다. 이미 지난 2년간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고, 항상 이길 수 있다는 팀 분위기가 스며들어있다. 최종 7차전을 앞두고도 우승 세리머니를 준비할 만큼 큰 경기를 즐길 줄 아는 팀이었다. 충분히 세리머니를 할 만한 우승팀의 자격을 보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1승3패로 몰린 상황에서 0% 기적을 만들었다. 대구 홈에서 마무리하며 0% 기적을 이룬 게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박한이도 "1승3패가 됐을 때에도 역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3승1패팀의 우승 확률이 100%였지만 우리가 그것을 깼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위기에 더 강한 삼성의 우승 DNA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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