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가 왕년 MC 김구라의 컴백을 예고했다. 포맷을 바꾸고 새 코너를 개설하는 등 변화를 줬던 노력에 과거 박미선-이휘재와 함께 ‘세바퀴’ 인기의 선두에 섰던 김구라를 MC로 영입하는 ‘신의 한 수’까지 더해 생존력을 증가시키려는 모양새다.
지난 2일 ‘세바퀴’ 방송 말미 예고편에서는 MC로 컴백하는 김구라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김구라는 아들 동현과 특별 공연을 하는가 하면, “내가 없는 사이 ‘세바퀴’가 거지가 됐다. 반토막이 났다”며 거침없는 독설을 날려 다른 출연진을 당황하게 했다.
김구라는 지난해 의도치 않은 구설수에 휘말려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하며 '세바퀴'에서도 하차한 바 있다. 김구라가 부재한 1년 7개월 동안 '세바퀴'는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무엇보다 경쟁 프로그램들과의 시청률 전쟁이 더 치열해졌고, 생존을 위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세바퀴'의 주특기였던 신변잡기, 폭로성 토크를 버리고 세대 공감 토크에 주력하는 흐름이 눈에 띄었다. '아메리카노 세대'(1~20대), '자판기 커피 세대'(3~40대). '숭늉 세대'(50대 이상)가 다함께 모여 서로의 세대만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들을 퀴즈로 풀거나, '핏줄이냐 사랑이냐'를 놓고 세대마다 서로 다른 의견을 피력하며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또 스타의 집과 물건을 보고 주인이 누구인지 찾는 코너에서는 가수 김완선의 초호화 스위트룸 같은 집이 공개돼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런 변화는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것으로 아직 3주 밖에 되지 않아 그 효과를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는 상태. 일단은 자극적인 신변잡기성 토크를 버리고 세대공감을 택한 그 실험정신이 호평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정점으로 터줏대감 MC김구라 컴백이 예고되며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박명수가 하차한 후 그간 '세바퀴'의 세 MC 중 한 자리는 아이유, 정은지, 키 등 유명 아이돌 스타들이 지켜왔다. 신선한 아이돌 MC들의 등장이 활력을 가져다 주기도 했지만, 계속해 바뀌는 MC 자리는 보는 이들에게 안정감을 주기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 김구라의 컴백은 무엇보다 여러 변화로 산만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던 '세바퀴'의 무게중심을 잡아준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4년여간 방송되며 다소 노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이 프로그램은 지난 여름부터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장수 토크쇼의 자존심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제는 대세 MC이자 왕년 '세바퀴' 인기 일등공신 중 한 명인 김구라를 다시 끌어들여 전성기를 되찾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구라의 독설은 '세바퀴'에 더 큰 재미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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