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쳤는지 기억이 안나요."
얼떨떨하면서 기쁜 표정이 그대로 살아 있는 표정이었다. 김가연(21, 한국골프대학 3년)이 WGTOUR 윈터시즌 첫 대회 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김가연은 3일 경기도 시흥 화인비전스크린에서 열린 2013-2014 kt 금호렌터카 WGTOUR 윈터시즌 1차 대회 골프존비전 시스템 스카이72 오션, 하늘코스(파72, 5688m)에서 치른 마지막날 7언더파 65타, 최종합계 9언더파 135타로 생애 첫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상하기 힘들었다. 이날 3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채 경기를 시작한 김가연은 4,5번홀 연속 버디 후 7,8,10,13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고교생 박현주(17, 김포 양곡고)가 버디행진을 펼치면서 좀처럼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18번홀에서 갈렸다. 김가연이 버디를 기록한 반면 박현주는 파 마무리, 자칫 연장전 승부에 대한 부담을 날릴 수 있었다. 김가연은 우승을 확정지은 순간,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어 카메라가 들이닥치자 "어떡해 나 진짜 우승했나봐"라며 감격스런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경기 후 "어떻게 쳤는지 기억이 안난다"며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김가연은 "솔직히 전날 퍼팅이 너무 안돼서 속상해 늦게까지 연습했다"며 "전반 3번홀까지도 잘붙여놓고 퍼팅이 안들어가 트라우마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어제 안들어간 것이 오늘 깔끔하게 들어간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작년 우승 문턱에서 후반 3개 홀 정도를 남기고 번번이 밀려났다"는 김가연은 "그래서 올해 더욱 우승을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까지 승부를 펼친 후배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가연은 "플레이를 한 부스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특히 박현주 선수는 마지막까지 잘 따라와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해줬다"면서 "고교생이지만 담담하게 잘쳤다. 무서운 상대"라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김가연은 이날 우승상금으로 1000만 원을 받아 상금랭킹에서도 3위로 뛰어올랐다. 이 부문 선두는 이순호(21,613,214원)이고, 2위는 최예지(16,700,000원)이다. 이에 김가연은 "한 번 더 우승하면 좋겠지만 GTOUR에 꾸준히 출전해 상금 순위를 좀 더 올려보겠다. 이번 대회에는 최예지도 출전하지 않았다"면서 "마지막 챔피언십 상금이 많은 만큼 상금왕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졸업예정인 김가연은 "올해 KLPGA 테스트에서 떨어졌다. 2009년부터 5번째 실패"라고 솔직하게 고백하면서도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다. 재미있는 플레이를 추구하려 한다. 약점인 퍼팅을 보완, 좀더 내실을 다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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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