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23, 삼성화재)의 아성을 위협할 이들로 주목을 받았던 리버맨 아가메즈(28, 현대캐피탈)와 숀 루니(31, 우리카드)의 시즌 첫 경기는 어땠을까.
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남자부 홈개막전서 우리카드를 3-0(25-19, 26-24, 25-22)로 물리쳤다.
볼거리가 많은 경기였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 전신인 드림식스를 이끌었던 '호랑이' 김호철 감독이 2년 만에 현대캐피탈에 돌아왔다. 두 팀은 올 여름 한국배구연맹(KOVO)컵 결승전서 맞붙은 기억도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좋은 기억을 재현하려 했고, 우리카드는 설욕을 벼렀다.

흥미로운 관심거리가 또 있었다. 김호철 감독이 "세계 3대 공격수"라고 극찬했던 아가메즈와 과거 현대캐피탈의 우승을 이끌었던 루니의 외국인 선수 맞대결이었다.
키 207cm, 몸무게 96kg의 아가메즈는 스파이크 높이 365cm, 블로킹 높이 346cm의 높은 타점이 압권인 라이트 공격수다. 그리스리그와 세계3대 리그인 터키리그에서 활약했다. 2011-2012, 2012-2013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2년 연속 득점 1위, 2012-2013시즌 터키리그 아르카스 이즈미르에서 우승 및 개인 MVP를 차지한 세계적인 선수로 현 콜롬비아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루니는 원조 한국형 외국인 선수로 국내 팬들에겐 낯익은 선수다.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현대캐피탈의 2연패 주역이었던 루니는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으며 6년 만에 한국 무대에 복귀했다. 그는 최근 미국 대표팀 소속으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뚜껑을 열자마자 진가가 드러났다. 아가메즈의 활약이 눈부셨다. 1세트부터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앞세워 우리카드의 코트를 맹폭했다. 가공할만한 힘과 높이에서 나오는 오픈 공격과 백어택은 여지없이 우리카드의 코트 안쪽에 꽂혔다. 아가메즈는 이날 서브에이스 3개를 포함해 24점을 기록했다. 공격성공률은 53.84%를 기록했다. 특히 고비 때마다 터진 타점 높은 공격과 서브에이스는 압권이었다. 누가 뭐래도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다만 1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보완점도 남겼다.
반면 루니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세트 부진했던 루니는 2세트 들어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는 듯했다. 하지만 승부처였던 2세트를 결국 승리로 이끌지 못하며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특히 44.82%의 저조한 공격성공률이 발목을 잡았다. 13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날 레오는 대한항공과 개막전서 무려 45득점을 올렸다. 블로킹 4개도 곁들였다. 공격성공률은 63.07%였다. 아가메즈와 루니의 활약이 레오의 활약엔 미치진 못했다. 하지만 아가메즈의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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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메즈(위)-루니(아래) / 천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