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메즈, 만족스럽지만 레오 만큼은 아냐."
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남자부 개막전서 우리카드를 3-0(25-19, 26-24, 25-22)로 물리쳤다.
경험의 차이였다. 기량은 별 차이가 없었지만 현대캐피탈이 승부처서 노련미를 발휘했다. 외국인 공격수 리버맨 아가메즈의 활약이 눈부셨다. 24득점을 올리며 현대캐피탈의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한국 무대 복귀전을 치른 숀 루니는 13점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말은 안했지만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이끌었던 팀이라 부담스러웠다. 완승은 아니었다. 2세트를 넘겨줬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몰랐을 것"이라고 첫승 소감을 밝혔다.
볼거리가 많았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 전신인 드림식스를 이끌었던 '호랑이' 김호철 감독이 2년 만에 현대캐피탈에 돌아왔다. 두 팀은 올 여름 한국배구연맹(KOVO)컵 결승전서 맞붙은 기억도 있었다. 결국 현대캐피탈이 또 웃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아가메즈였다. 1세트부터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앞세워 우리카드의 코트를 맹폭했다. 가공할만한 힘과 높이에서 나오는 오픈 공격과 백어택은 여지없이 우리카드의 코트 안쪽에 꽂혔다. 아가메즈는 서브에이스 3개를 포함해 24점을 기록했다. 공격성공률은 53.84%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훈련을 해본 결과 이정도까진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경기는 만족스럽다"며 "한국에서 부상을 입어 쉬다가 다시 훈련을 했다. 여자친구도 와서 리듬이 깨졌다. 오늘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세계적인 선수로도 손색이 없는 경기였다"고 호평했다.
삼성화재의 레오와 비교 해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한 대답을 내놨다. "레오는 어느 자리에서든 점수를 낼 수 있는 선수다. 나머지 외국인 선수들은 좋은 볼에는 강하지만 좋지 않은 볼에는 레오만큼은 아니"라며 "아가메즈도 마찬가지다. 차이는 거기서 나온다. 레오가 공격의 루트가 더 많다"고 평가했다. 레오는 전날 대한항공과 개막전서 무려 45득점을 올렸다. 블로킹 4개도 곁들였다. 공격성공률은 63.07%였다.
과거 현대캐피탈에서 지도했던 루니에 대해서는 "예전과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루니는 과거 현대캐피탈에서 뛸 때도 혼자 해결한 것은 아니었다. 후인정, 방신봉 등의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역할을 해줬다. 루니는 아직까지도 건재하다고 생각한다"고 이날 부진에도 엄지를 들어올렸다.
이날 오랜만에 친정팀에 복귀한 김호철 감독은 홈팬들로부터 많은 환호를 받았다. 오히려 선수들보다 더 열띤 박수를 이끌어냈다. 김 감독은 "나보다는 선수들이 더 많은 환호를 받아야 한다. 감독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주가 되는 팀이 돼야 한다. 나는 선수들을 지원하는 역할"이라며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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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