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진 현대건설의 황현주 감독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이 패배가 오히려 팀에는 약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현대건설은 3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NH 농협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무거운 몸놀림을 보인 끝에 0-3으로 완패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던 현대건설은 올 시즌 3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고 있으나 첫 경기는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공격, 수비가 모두 안 된 경기였다.
황현주 감독은 경기 후 “원정팀이 신고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라고 허탈한 웃음을 지은 뒤 “역시 초반의 분위기 싸움이었다. 분위기를 뺏기는 바람에 어려웠다. 우리 외국인 선수가 첫 경기를 치르면서 많은 부담을 가졌다. 훈련할 때 공격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황 감독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으니 나아질 것이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잃지 않았다.

황 감독은 “상대가 잘하는 건 어쩔 수 없이 줘야 한다. 하지만 우리한테 기회가 왔을 때 점수를 연결해야 하는 부분이 잘 안 됐다”라고 패인을 지적했다. 다만 이날 부진했던 양효진에 대해서는 “문제는 없었다. KOVO컵에서 부상을 당해서 늦게 복귀시켰는데 부담을 가진 것 같다. 시간차 때리는 리듬 자체는 좋았다. 다만 밖으로 밀려나가는 부분 때문에 스스로 부담을 가지지 않았나 싶다”고 진단했다.
지긴 했지만 이제 첫 경기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많다. 황 감독은 “황연주는 리듬을 찾아가고 있었다. 못해서 변화를 준 것이 아니라 수비 쪽에서의 부담을 덜기 위해 포메이션을 바꿨다. 꼭 잡아야 했을 경기면 외국인 선수를 뺐을 것”이라면서 “졌다고 인상 쓰면 뭐하나. 단장님도 경기 후 선수들에게 오늘 경기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아직 29경기가 남았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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