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단막극 ‘낯선 사람’이 남녀북남의 만남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탈북자도 간첩도 아닌 남자의 얘기를 코믹잔혹극으로 풀어내며 안방극장에 재미를 안겼다.
3일 방송된 SBS 2부작 드라마 ‘낯선 사람’(극본 김기호, 연출 남건)은 북한 고위층 자제인 주인공이 의도치 않게 남한으로 넘어오게 되면서 벌어지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일말의 사건에 휘말려 탈북해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며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애쓰는 영호(정은우 분), 영호와 사랑에 빠지는 남한 여자 윤희(홍아름 분)가 발랄한 로맨스와 탈북자라는 신분 때문에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에피소드로 재미를 더했다.
‘낯선 사람’은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슬프기도 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영호와 윤희의 사랑이 코믹하면서 가슴 아프게 그려졌고 탈북자들의 각박한 삶을 리얼하게 담았다.

북한남자의 남한 생활기라는 독특한 소재로 신선함을 선사했다. 영호는 개국공신에 일조한 집안에서 태어나 남부럽지 않게 살았고 건설위원장 아버지 덕에 특권층의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부모님의 심부름으로 북경에 있는 여동생으로 보러 갔고 택시 기사의 실수로 한국대사관 앞으로 갔다. 한국대사관 앞에 있다가 탈북자들에게 휩쓸려 의도치 않게 한국에 왔고 탈북자가 돼 있었다. 북한에도 돌아가지 못하게 된 영호는 일자리를 구해 일했고 윤희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윤희와 행복하던 살던 중 가족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브로커를 통해 가족들을 빼내오려고 돈을 마련했지만 사채업자에 시달리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윤희가 영호의 돈을 훔쳐 도망갔다. 배신감과 절망감에 영호는 월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간첩으로까지 오인 받게 됐다. 결국 영호는 배를 타고 NLL로 가서 월북하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간부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영호를 받아주지 않았고 남한에서는 영호가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았고 열심히 살 기회를 주지 않아 영호는 남한에서 살기를 거부, 남한에서 북한에도 가지 못하는 ‘낯선 사람’이 돼 있었다.
‘낯선 사람’은 탈북자도 아니고 간첩도 아닌 영호의 사정과 중간 중간 웃음을 자아내는 상황을 적절하게 버무린 코믹잔혹극이었다. 극이 빠른 전개로 이끌려져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고 정은우, 홍아름의 열연도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두 사람은 코믹하면서도 가슴 절절한 사연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했다.
‘낯선 사람’을 통해 9년 만에 단막극을 부활시킨 SBS. 신선한 소재와 독특한 장르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 앞으로 또 다른 단막극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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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낯선 사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