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새 외국인 선수 리버맨 아가메즈(28, 콜롬비아)가 삼성화재의 특급 공격수 레오(23, 쿠바)의 아성을 무너트릴 수 있을까.
현대캐피탈은 지난 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남자부 개막전서 우리카드를 3-0(25-19, 26-24, 25-22)으로 완파했다.
외국인 선수의 대결에서 승부가 갈렸다. 아가메즈가 눈에 띄는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르며 현대캐피탈의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6년 만에 한국 무대에 복귀한 숀 루니(우리카드)는 이름 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패배의 멍에를 썼다.

아가메즈는 이날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공할 만한 타점에서의 공격,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로 진가를 입증했다. 서브에이스 3개를 포함해 24점, 공격성공률은 53.84%를 기록했다. 성공적인 V리그 데뷔전이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서 "훈련을 해본 결과 이정도까진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경기는 만족스럽다"며 "한국에서 부상을 입은 뒤 쉬다가 다시 훈련을 했다. 오늘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세계적인 선수로도 손색이 없는 경기를 펼쳤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보완점도 분명 있었다. 세터와 불안한 호흡을 자주 연출하며 13개의 실책을 범했다. 아가메즈는 "중요한 순간에 범실이 나온 게 안 좋았지만 첫 경기 치고는 잘했다"며 "세터와 호흡은 아직 연습이 더 필요하다. 우리 팀에 좋은 세터가 많기 때문에 더 좋아질 것"이라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아가메즈는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비장의 무기다. 삼성화재의 7연패를 저지하기 위해 그를 데려왔다. 이제 막 데뷔전을 치렀지만 기대감을 갖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No.1 레오를 뛰어넘어야 우승컵을 안길 수 있다.
김 감독도 "레오는 어느 자리에서든 점수를 낼 수 있는 선수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좋은 볼에는 강하지만 좋지 않은 볼에는 레오만큼은 아니"라며 "아가메즈도 마찬가지다. 차이는 거기서 나온다. 레오의 공격 루트가 더 다양하다"고 평가했다.
첫 경기만 놓고 보면 레오가 아가메즈보다 단연 한 수 위였다. 레오는 전날 대한항공과 개막전서 무려 45득점을 올렸다. 블로킹 4개도 곁들였다. 공격성공률은 63.07%였다.
당연했다. 레오는 지난 시즌 이미 최고의 선수에 등극하며 한국 배구 적응을 마쳤다. 세터와의 호흡도 찰떡궁합이다. 반면 아가메즈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결국 아가메즈가 레오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세터와 찰떡궁합을 통해 공격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시간은 아가메즈의 편이다. 아가메즈가 레오의 아성을 깨트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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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