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마사히로(25,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2013년 시즌은 감격적인 우승과 함께 끝을 맺었다. 그러나 다나카를 바라보는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의 움직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바야흐로 총성없는 전쟁에 돌입한 모습이다.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다나카였다. 그 전부터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이기는 했지만 올 시즌 성적은 일본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충격이었다. 24승을 거두는 동안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 평균자책점은 1.27에 불과했다. 지난해와 올해 포스트시즌까지 합치면 30연승이다. 일본시리즈에서는 6차전에서 160개를 던지며 완투패를 기록했으나 7차전에 마무리로 나와 팀 우승을 결정지었다. 괴력의 성적에 걸맞은 괴력의 마무리였다.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다나카는 올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 진출을 타진한다. 이미 기량은 검증이 됐다. 다르빗슈 유(27, 텍사스 레인저스)가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보다 더 뛰어난 성적이다. 국제무대에서도 활약했고 시즌 중에는 스카우트들이 다나카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아갔다. 더 이상 말은 필요 없다. 이제는 베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단연 투수 FA 최대어다.

MLB와 일본프로야구기구(NPB) 사이의 포스팅 시스템 개정안 합의가 최종 완료되면 다나카를 향한 구애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AP통신은 3일(한국시간) 다나카의 화려한 피날레를 전하면서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포함한 최소 7개 팀이 다나카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시즌이 끝났고 이제 다나카를 향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그 7개 팀에는 LA 다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로 포함되어 있는 것이 확실시된다.
거론되는 포스팅 금액만 8000만 달러(약 849억 원)다. 경쟁에 따라 1억 달러(1061억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연봉까지 합치면 지난해 FA 최대어였던 잭 그레인키(LA 다저스)가 기록했던 6년 1억4700만 달러(약 1560억 원)를 뛰어넘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포스팅 금액은 사치세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자 구단들의 구애는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전력 보강은 물론 확실한 마케팅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다나카의 최종 행선지는 어디일까. 올 FA시장의 최대 화두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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