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27)가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라쿠텐 골든이글스 다나카 마사히로(25)를 걱정했다. 160개의 공을 던지고 난 다음날 또 연투한 것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3일 라쿠텐의 창단 첫 일본시리즈 우승 소식을 전하며 다나카와 관련한 다르빗슈의 트위터 내용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팬들의 다나카 연투 관련 질문에 트위터에서 "어깨·팔꿈치에 아직 염증이 잡히지 않았지만 확실히 몸에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다나카는 지난 2일 일본시리즈 6차전에서 선발등판했으나 9이닝 동안 무려 160개의 공을 던지며 완투패했다. 이날 경기 후 다르빗슈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은 서늘할 것"이라며 데뷔 후 최다 160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다나카를 걱정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이었던 3일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다나카는 9회 마지막 투수로 나와 1이닝 동안 15개의 공을 더 던졌다. 우승의 순간을 책임지는 헹가래 투수의 의미도 있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다. 다르빗슈도 걱정스런 마음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CBS스포츠 존 헤이먼 기자도 트위터를 통해 "전날 160개를 던지고 또 15개를 더 던지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미국에서 볼 때에도 다나카의 선발 160구 이튿날 구원등판은 상식 밖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나카의 투혼도 대단하지만 그의 몸 상태에 대한 걱정도 크다. 일본시리즈에서 투구수 160개 이상 던진 투수는 다나카가 10명째이자 13번째였지만 160구 이후 다음날 연투는 일본야구에서도 최초로 일어난 일이다.
다나카는 7차전에서 3-0으로 리드한 상황에서 9회 실점없이 막고 세이브를 올렸지만 안타 2개를 맞으며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다. 볼 스피드는 150km까지 나왔지만 구위가 떨어진 기색이었다. 하지만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감독은 "다나카가 있었기에 일본시리즈에 올라올 수 있었다. 마지막은 역시 다나카가 어울렸다"고 에이스에게 우승 순간 기쁨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다나카도 "6차전에서 한심한 투구를 했기 때문에 7차전에서는 '언제든지 간다'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그에게는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었기에 더욱 강인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워낙 주가가 높아진 다나카이기에 혹사를 피할 수 있는 몸 관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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