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을 생각하면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었지만 절대적인 기준을 놓고 보면 여전히 좋은 성적이었다. 출루율왕에 오른 김태균(31, 한화)이 더 나은 내년을 기약하면서 동료들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김태균은 4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고 출루율상을 시상했다. 올 시즌 부상 여파로 101경기 출전에 그치며 다소 고전한 김태균이었지만 타율 3할1푼9리, 그리고 4할4푼4리의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면서 체면을 세웠다. 2년 연속 출루율 1위다. 김태균의 선구안이 뛰어나다는 것, 여전히 상대 투수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임을 드러내는 지표다.
하지만 자신의 기쁨보다는 동료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한화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운을 뗀 뒤 “꼭 팀 성적이 좋아야만 선수들이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화 선수들이 힘낼 수 있도록 응원 많이 해 달라. 이 상을 한화 선수들과 같이 나누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올 시즌 다시 최하위를 기록했다. 김응룡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야심찬 한 해를 시작했지만 이런 계획이 깨지는 데는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신생구단 NC와 비교되기도 했다. 자존심도 속도 많이 상한 한화 선수들이었다. 김태균의 말대로 한화가 내년에 비상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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