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2'(곽경택 감독)가 전설로 남아있는 1편의 명성에는 다소 못 미치는 모습을 드러냈다. 부산 배경 느와르는 여전히 거칠고 남성성이 폭발하지만 124분간 시청자들을 집중시키기에는 밀도가 약하다.
'친구2'는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었다. 전편인 2001년 개봉한 '친구'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전국 80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고 전편의 연출가인 곽경택 감독이 그대로 메가폰을 잡아 제작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다. 전작에 이어 무려 12년 만이다.
영화는 동수(장동건 분)의 죽음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던 전편에 이어, 17년 뒤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유오성)이 동수의 숨겨진 아들 성훈(김우빈)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편과의 연결고리를 확실히 하며 출발한 2편은 원년 멤버 유오성이 한층 팔팔했던 청춘 대신 묵직해 진 중년의 모습을 보이고 여기에 새로운 인물 주진모, 김우빈이 합세했다.

유오성은 전편에서 보인 팔딱거림을 모두 김우빈에게 넘겼다. '김우빈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영화가 끝나고 시종일관 기억에 남는 것은 김우빈의 노려보는 강렬한 흰자와 검은자, 살기 넘치는 눈빛이다. 김우빈 특유의 독특한 마크스는 이 영화의 분위기에 상당히 일조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연결고리가 확실함에도, 그리고 느와르적 특성을 감안한다고 해도 단선적인 스토리는 맥이 빠지고, 등장 인물들의 거친 사투리 대사는 전달력이 높지 않다. 시시 후 일부에서는 경상도 시민들을 위한 영화가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가 나왔을 정도.
또 준석의 아버지이자 60년대를 평정한 전설적인 건달 철주(주진모)가 등장하는 과거와 동수와 성훈의 현재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 못한 느낌도 강하다. 3대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폭력의 대물림에 대한 당위성에 밀착하려 했으나 주인공 배우 3명간의 케미가 아쉽다.
폭력은 포장되지 않은 날 것의 묘미가 있고, 부산과 울산 해안가의 향수는 피비린내 속에서도 정감을 준다. 실제 뭔가 끌어오르는 감정을 느끼는 남성 관객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멋진 느와르'로 부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소년 관람불가.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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