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와 포워드는 밀리지 않았다. 센터에서 도카시키 한 명에게 당했다.”
제 25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여자농구 대표팀이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3일 태국 방콕에 위치한 방콕 유스 센터에서 치른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에 43-65로 완패를 당했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부상투혼과 짧은 연습기간을 감안하면 여자농구가 거둔 값진 성과였다.
변연하(33, KB스타즈)는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대회 베스트5에 선정됐다. 그녀는 일본과의 결승에서 패한 것이 못내 아쉬움이 남는 눈치였다.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변연하는 “길지 않은 두 달 동안 운동을 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우승은 못했지만 2위도 나름 잘하고 왔다고 본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은 예선과 준결승에서 극적으로 중국을 모두 이겼다. 문제는 일본이었다. 일본의 괴물센터 도카시키 라무(22, 192cm)는 압도적인 높이를 앞세워 한국의 골밑을 유린했다. 변연하는 “진천선수촌에 첫 모일 때부터 중국보다 일본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일본을 상대로 가정한 연습을 많이 했다. 막상 붙어보니 스피드가 생각보다 더 빨랐다. 도카시키가 신장도 크지만 점프와 탄력이 상당히 좋았다. 그 선수로 인해 공수에서 일본의 시너지 효과가 너무 컸다”며 아쉬워했다.
변연하가 버틴 한국의 가드·포워드진은 중국과 일본에 크게 밀리지 않았다. 문제는 역시 센터였다. 변연하는 “가드나 포워드에서 중국이나 일본에 우리가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 우리는 장신센터가 없다. 하은주, 김계령, 정선화가 들어왔다면 붙을 만 했다”며 높이를 패인으로 지적했다.
도카시키 라무는 이제 22살이다. 앞으로 수년 간 한국을 괴롭힐 선수다. 변연하는 “앞으로 센터라인에 어린 선수들이 나와줘야 한다. 배혜윤 등도 장신이 아니다. 박지수(16, 청솔중)가 잘 커줘야 한다. 하은주도 짧은 시간이라도 뛰면 대표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은 변연하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대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변연하는 “그 때는 진짜 마지막 대표선수일 것이다. 이번 시즌 잘 치르고 다시 한 번 모이면 아시안게임 우승을 목표로 다시 마음 다잡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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