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는 어김없이 희한한 고민들을 가진 출연자들이 모였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들은 반드시 눈물과 그에 걸맞은 사연들을 동반했다.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듯이 이 별난 사연들에는 그들만의 속사정이 존재했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안녕하세요'에는 총 4명의 출연자가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자연인 아버지, 축구광팬 어머니의 사연은 웃음과 눈물을 동반했다. 이들은 마치 약속한 듯 출연분 말미 눈물을 흘렸다. 두 출연자의 사연을 구성하는 요소는 별난 사연과 웃음 그리고 눈물이라는 어색한 3가지였다.
이들의 고민 상담은 먼저 경악을 동반했다. 22살 딸의 친구 앞에서도 옷을 훌렁훌렁 벗는 아버지는 집 뿐 아니라 고모부의 장례식장에서도 하의를 탈의했다. 아버지는 연신 "나는 무인도에 가서 살고 싶다"며 자연인의 기쁨을 설파했다. 딸에게는 만원도 아까워하면서 축구에 한달 50~60만원을 쓰는 어머니도 독특하기 그지없었다. 갑자기 모든 일을 제쳐두고 축구에 빠져버린 어머니는 명절 전날 10시간 동안 만들어놓은 음식들을 말도 없이 축구선수들에게 모두 가져다줬다.

그러나 그 속을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몸이 아파 매일 몸의 진물을 닦아야 했던 아버지는 언제나 옷을 벗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딸도 그러한 아버지를 알기에 차마 직접적으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 힘들게 뒷바라지했던 딸의 제멋대로인 모습에 배신감이 든 어머니는 축구로 그나마 삶의 즐거움을 찾았다. 어머니에게 축구는 딸 대신 살아가는 의미가 됐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두 딸들은 모두 눈물을 흘렸다. 별난 사연과 이어진 큰 웃음 뒤에는 차마 웃을 수 없는 속내가 숨어있었다.
혹자는 '안녕하세요'에 대해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부제를 붙이곤 한다. 그러나 사실 더 깊이 알고 보면 '안녕하세요'는 '힐링캠프'에 가깝다. 출연자들은 평소 이야기하지 못했던 속내를 꺼내보이고 MC들, 방청객 그리고 시청자들과 그 고민을 나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별난 사람들은 아픈 마음을 치유한다.
누구나 비밀은 있듯, 누구나 아픈 사연은 있다. 그렇기에 '안녕하세요'는 시청자의 '힐링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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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