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기황후’ 연기 구멍 없는 리얼 캐릭터들의 향연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3.11.05 07: 40

‘기황후’에 출연 중인 배우들이 연기 구멍 없는 안정적인 연기로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주조연 할 것 없이 모든 배우들이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하며, 캐릭터의 이해와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에는 기승냥(하지원 분)과 왕유(주진모 분)가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승냥은 왕유가 고려의 왕임을 알고 화들짝 놀랐다. 그는 왕유로부터 몸을 숨기기에 급급했지만, 왕유는 승냥과의 재회를 기뻐하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이어진 왕유의 격한 포옹은 승냥을 설레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원과 주진모는 신분차이에도 불구, 묘한 기류를 형성하며 핑크빛 러브라인을 예고했다. 여심을 흔든 주진모의 달달한 표정과 하지원의 수줍은 표정은 시청자들을 캐릭터에 이입시키며 기분 좋은 설렘을 선사했다.

승냥의 덕분에 목숨을 부지한 타환(지창욱 분)의 처절함도 돋보였다. 타환을 연기한 지창욱은 언제 암살당할지 모르는 황태제의 불안함을 리얼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특히 백안 장군(김영호 분)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대목, 원나라의 군사가 모두 떠난 고려의 궁에서 홀로 눈물짓는 모습은 타환의 캐릭터에 연민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김서형은 황태후로 첫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서형은 극 중 '기황후'에서 연철(전국환) 일가의 권력과 반대 속에서도 타환(지창욱)을 감싸고 보호, 타환이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타환의 든든한 조력자 '황태후' 역을 맡았다. 이날 첫 등장한 그는 우아한 자태 속 도도한 눈빛과 날카로운 말투로 황태후의 카리스마를 완성시켰다.
정웅인의 캐릭터도 두드러졌다. 정웅인이 극중 맡은 역할은 천민 출신으로 고려의 말직 병졸에 있으면서 늘 출세를 꿈꾸는 염병수. 이날 염병수는 황태제를 구한 승냥이의 공을 가로채며 부귀영화를 꿈꿨지만, 방신우(이문식 분)에게 발각되자 왕고(이재용 분)의 심복을 자처했다. 이에 왕고가 황태제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자, 염병수는 황태제의 암살을 시도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렇게 이재용은 대권을 향한 무서운 욕망을 지닌 왕고를 섬뜩하게 그리며 ‘기황후’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악의 축으로 활약 중이다. 여기에 정웅인이 가세하며 극의 선악구도는 더욱 명확해졌다.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입혀진 캐릭터들의 향연은 '기황후'를 더욱 즐겁게 만들고 있다.         
한편 '기황후'는 대원제국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고려 여인의 사랑과 투쟁을 다룬 50부 대작으로, 하지원, 주진모, 지창욱, 백진희, 김서형 등이 출연한다. '대조영',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등의 수작을 통해 선 굵은 필력으로 인정받은 장영철, 정경순 작가와 '닥터진' '계백' 등을 연출한 한희 PD가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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