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힐링' 김민종씨, 의리가 꼭 정답은 아니네요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11.05 07: 30

"짠한데 왜 이렇게 웃기죠?"
'힐링캠프' MC 성유리가 게스트 김민종을 향해 무의식중에 내뱉은 말이다. 모든 일에 의리와 인정을 우선으로 하고, 사람좋은 모습으로만 일관해 매사 피해를 입고 그것마저 '내 탓'으로 돌리는 보살(?)같은 배우 김민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는 김민종과의 추억 여행으로 설렘을 자극했던 지난주 분량에 이어 이번엔 김민종의 영화-사기-사랑에 대한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시청자의 희로애락을 자극했다.

배우 이경영의 권유로 출연했던 박찬욱 감독의 영화 '3인조'를 시작으로 유독 흥행운이 부진했던 영화 성적표, 거듭되는 사기꾼의 등장으로 인해 입게된 막대한 금전적 손실, 연애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와 결혼에 대한 바람 등 짧은 시간동안 실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무수하게 쏟아냈다.
이날 다뤄진 이야기의 시기와 장르는 제각각이었지만, 그 모든 일들의 공통분모에는 '의리'와 '선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영화 출연에 있어서도 철저하게 계산적이지 못했고, 객관적 판단보다는 의리가 우선이었다. 사기피해 사례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지인을 무작정 믿고, 무리하고 무모한 부탁을 모두 수용해 피해가 반복됐다.
'의리'와 '선함'이라는 것이 인생을 사는데 중요하고 필요한 요소임에는 분명했지만, 그게 지나치면 스스로 그 모든 피해를 감당해야하는 입장에 처한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 좋은 예였다. 의리와 선함이 꼭 모든 행동에 있어 정답은 아닌 셈이다.
여자관계에서도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평소 호감이 있던 여배우와의 소개팅 자리에서도 결국 전략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스스로 흥에 겨워 술에 취한 나머지 홀로 귀가함으로써 이후 그녀와의 만남이 이어지지 못했다. '힐링캠프' MC들의 요청에 의해 보낸 영상 편지에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절제하겠다"고 약속해봤자, 기회는 이미 멀리 떠난 후다.
'힐링캠프' 제작진은 이날 방송 말미 김민종에게 큼지막한 도장을 선물하며, "아내 허락 없이는 도장을 찍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는 서약서까지 읽게 만들었다.
이는 도장과 계약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다는 스스로의 욕심을 제대로 이루기 위해선 의리와 정(情)도 좋지만 좀 더 현실적인 안목, 객관적인 판단과 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부디 김민종이 '힐링캠프' 출연을 계기로 사고관이 조금은 변화해 자신이 그렇게 원했던 일들이 하나 둘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gat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