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박병호, 그를 키우는 끊임없는 채찍질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11.05 06: 27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27)는 절대 구체적인 수치를 목표로 꺼내놓지 않는 선수다.
박병호는 지난 4일 오후 강남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정규 시즌 MVP 및 부문별 시상식에서 기자단 98표 중 84표를 휩쓸며 시즌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MVP를 수상했다.
올해 박병호는 128경기 전 경기에 4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450타수 143안타(37홈런) 117타점 91득점 10도루 타율 3할1푼8리 장타율 6할2리를 기록했다. 그는 장종훈, 선동렬, 이승엽에 이어 역대 4번째로 2년 연속 MVP를 수상하며 2010년대 '박병호의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박병호의 수상 소감은 기쁨은 짧고 우려는 길었다. 그는 감사하는 분들을 나열한 뒤 "처음 넥센에 와 13홈런을 치니까 풀타임을 뛰어봐야 한다고 하셨고, 지난해 풀타임을 뛰니까 반짝일 거라고 하셔서 올해 더 열심히 했다. 이제 선수는 3년은 꾸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내년에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2011년 7월 넥센에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통산 1할9푼에 불과했던 만년 유망주. 그가 알을 깨고 나온지도 벌써 2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그에게는 적지 않은 우려와 편견이 따라다니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박병호 자신이, 만족감에 젖을 법한 스스로에게 가하는 냉정한 채찍질이기도 하다.
항상 목표를 물어보면 절대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지 않고 전 경기 출장과 팀에 도움이 되는 타점을 꼽는 박병호. 그는 자신이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에 대해 "수치를 입밖으로 꺼내면 그것을 더 신경쓰게 될까봐" 그렇다고 했다. 같은 이유로 "정말 만족하게 될까봐" 만족스럽다는 말도 하지 않는 그다.
박병호는 내년에 임하는 키워드를 묻자 잠시 고민하더니 "다시 초심"이라고 답했다. 그는 항상 넥센에 처음에 왔던 그때를 기억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고 있다. 박병호는 기술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고 했다. 팀의 4번타자라는 책임감과, 여기서 만족하면 안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그의 마음가짐이 'MVP' 박병호를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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