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삼성 전성시대? 춘추전국 시대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3.11.05 09: 25

삼성 라이온즈가 2013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하면서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리그 1위와 시리즈 3연패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대기록을 세운 류중일 삼성 감독은 우승 후 소감에서 “삼성이 2010년대 정상을 유지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뛰어난 선수들이 많고 선수층이 두터운 삼성으로서는 이런 다짐이 가능합니다. 류중일 감독은 “더 강한 삼성을 만들고 싶다. 감독은 늘 배가 고픈 사람이다. 내년에도 꼭 우승하고 싶다. 더 고급스러운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아무리 강한 전력을 갖추었어도 반드시 시리즈 우승까지 연결되지 않습니다. 이변과 변수가 많은 게 야구입니다. 그리고 삼성은 철벽 마무리 오승환이 해외로 떠날 것으로 보여 커다란 공백이 생길 것입니다. 또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타선에 부진과 믿을만한 선발 투수가 장원삼 한명에 그쳐 리그 4위팀인 두산에 한바탕 곤욕을 치렀습니다.

삼성은 시리즈 팀 타율이 2할3푼2리로 저조했던 반면 포스트시즌 16게임이나 치른 두산은 2할5푼으로 공격력에서는 앞섰습니다. 투수진과 타선에 보강이 필요합니다. 내년부터 열리는 프로야구에서 삼성이 분명히 꾸준히 강세를 보이겠지만 다른 팀들도 예년과 달라진 강한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9구단 NC 다이노스가 처음으로 참가한 올해는 역대 최고의 4강 진출 경쟁과 1~4위 순위 다툼이 벌어진 한 해였습니다. 삼성, LG, 넥센, 두산, 롯데, SK 여섯 팀이 정규시즌 종료 11일 전인 9월 25일에야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대기록을 지닌 SK가 먼저 탈락했고, 5년 연속 4강에 올랐던 롯데도 9월 28일 탈락했습니다.
삼성, LG, 넥센, 두산의 4강이 확정된 가운데 네 팀이 모두 한국시리즈 또는 플레이오프 직행 티킷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인 것도 사상 가장 많은 팀이 순위경쟁을 벌인 올 시즌입니다.
올해 우승 후보로 에상된 삼성은 시즌 초반부터 4강을 오르내렸으나 우승 후보에 끼었던 KIA가 5월 초순까지는 1위를 유지하고 그 다음에는 넥센이 선두권에 치고 올라 야구 판도에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습니다.7월 11일까지 삼성과 선두 다툼을 벌인 넥센은 후기에 주춤했지만 창단 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습니다. 특히 넥센은 삼성이나 LG 등 강팀에 강한 면모를 보여 앞으로도 계속 그런 모습을 살려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LG가 올해 최대의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LG는 2002년 이후에는 한번도 4강에 오르지 못해 팬들을 답답하게 만들었고 올해도 중하권으로 점쳐져 6월 5일까지만해도 6위를 벗어나지 못해 4강이 또 다시 물건너 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병규, 이진영 등 베테랑들과 백업 멤버, 젊은 선수들이 김기태 감독을 중심으로 기적과 같은 투지를 발휘하면서 치고 올라 가장 먼저 60승 고지에 오르고 8월 말부터 삼성과 선두 경쟁을 벌였습니다.
롯데는 전력 약화로 4강에 들지 못했지만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마지막까지 4강경쟁에 뛰어드는 저력을 보여줘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SK도 7년만에 4강에서 탈락했으나 선수층이 좋아 내년에는 ‘가을 야구’에 다시 도전해볼만 합니다. KIA는 예상을 벗어나 주축 선수들의 부진으로 추락했어도 구단이 강한 의지를 보이면 ‘영원한 강자’ 모습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여건 좋은 삼성이 류중일 감독의 소망처럼 보다 강한 전력을 구축해 정상권을 넘나들겠지만 삼성과 SK, 두산, 롯데가 상위권을 점령하던 최근 10년과는 다른 양상이 2014년 시즌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여집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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