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감독의 시트콤 '감자별'에는 유독 스타 카메오 출연이 많다. 전작인 '하이킥' 시리즈에 출연했던 배우들뿐만 아니라 정웅인과 이광수 등 연예계 '대세'로 떠오른 스타들도 '감자별'을 방문한다. 또 카메오 배우들로 인기 드라마와 영화를 패러디해 관심을 높이는 것 또한 김병욱 감독의 특기.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일일시트콤 '감자별 2013QR3'(극본 이영철, 연출 김병욱) 15회에는 배우 이종석이 카메오로 등장, 노송(이순재 분)과 함께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패러디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출연해 인기를 끈 정웅인은 드라마 속 캐릭터를 그대로 살린 목소리로 등장해 재미를 더했다.
노송은 우연히 마음의 소리를 듣는 능력을 가진 소년 종석을 만나게 됐고, 두 사람은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노송은 마치 연애를 하듯 종석 각별한 유대감을 쌓았고, 이에 평소 노송이 애지중지하던 강아지 철민이 종석에 대한 질투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철민은 노송과 함께 종석을 만난 자리에서 마음속으로 종석을 협박하는 말을 쏟아냈고, 노송이 자리를 비운 사이 철민이 난폭하게 변하자 그의 마음을 읽은 종석은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정웅인이 철민의 마음 속 목소리로 출연했다.

이날 '감자별'은 카메오로 출연한 이종석과 정웅인의 목소리, 그리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 패러디를 100% 활용하며 웃음을 줬다. 그동안 독특한 이야기와 달리 재미는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지만 이날 방송만큼은 재미까지도 잡았다는 반응.
김병욱 감독은 앞서 여러 명의 스타 카메오를 등장시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9년 MBC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했던 황정음이 첫 회에 노수동(노주현 분)의 비서로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특히 황정음의 실제 연인인 김용준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또 노민혁(고경표 분)이 사고로 입원했던 병원의 의사를 윤계상으로 설정,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의사 캐릭터를 이어갔다. 이밖에도 유인나를 비롯해 김병욱 감독의 전작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박정수와 선우용녀 등이 '감자별'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뿐만 아니라 김병욱 감독은 패러디에도 능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비롯해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 '싸구려 커피'의 내용을 극중 장율(장기하 분) 캐릭터에 입히는가 하면, 윤계상을 중심으로 MBC 드라마 '하얀거탑'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오는 7일 방송에는 배우 이광수가 카메오로 출연, 노보영(최송현 분)과 함께 영화 '건축학개론'을 패러디한 이른바 '토목학개론'을 선보일 예정이라 기대를 높이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병욱 감독이 너무 카메오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반응도 있다. 주요 캐릭터가 아닌 카메오로만 관심을 끌고, 카메오의 등장이나 패러디가 없는 에피소드는 재미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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