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친' 끝, 강호동의 위기냐 기회냐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11.05 09: 41

강호동이 리더로 나선 예능 프로그램이 하나 더 없어진다.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이하 맨친)이 오는 17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된다. 야심차게 일요 버라이어티에 합류했던 강호동은 7개월 만에 'K팝스타3'에 자리를 내주고 떠날 채비 중이다. 지난 3월 KBS 2TV '달빛프린스'에 이어 8월 MBC '무릎팍도사', 이번 '맨친'까지 폐지되면서 강호동에게는 이제 SBS '스타킹'과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 등 단 2개의 고정 프로그램만이 남았다.
'맨친'의 폐지는 사실상 시간 문제였다. 출범 초반부터 포맷 자체가 흔들렸고 방송 내내 시청률이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했다. 과거 강호동과 함께 '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 'X맨'의 흥행을 이끌었던 장혁재 PD가 가세해 다시 한 번 영광 재현을 기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저조한 시청률과 안방의 혹평 속에 결국 명을 다하고만 '맨친', 이는 과연 강호동에게 위기로 작용할까 아니면 또 다른 기회로 열릴까.

일단 현상만 놓고 볼 때 강호동의 입장에서 고정 프로그램이 줄줄이 문을 닫는 이 상황이 유쾌하고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1년 9월, 뜻하지 않은 세금 과소 납부 사태로 잠정 은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국민MC'이자 예능신으로 군림했던 그다. 이후 약 1년 만에 어렵게 복귀했지만 '달빛 프린스', '무릎팍도사' 등 손을 댄 프로그램들이 연달아 종영의 비운을 맛봤고 이번엔 '맨친'까지 끝나버린다니 아무래도 맥이 빠지긴 사실이다.
2012년 8월 SM C&C와 전속 계약을 맺으면서 전격 컴백한지도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은 상황, 장수 MC로 활약 중인 '스타킹'과 은근한 호평 속에 확실히 자리매김한 '예체능'마저 없었다면? 강호동으로서는 생각만 해도 아찔한 위기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결과를 놓고 볼 때 강호동의 위기론이 다시 대두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맨친'의 폐지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방송가와 네티즌 사이에서는 그에 대한 우려와 회의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실상 강호동에게 있어 '맨친'의 폐지는 뼈아프긴 하지만 당장 시급한(?) 과제였을 거란 분석도 나와 흥미롭다.
지상파 예능국 한 관계자는 "강호동에게 있어 '맨친'의 지속은 상당히 위험부담이 있는 일이었을 것"이라며 "워낙 함께 호흡하는 파트너들과 의리를 중시하고 책임감이 강한 성격상 '맨친'을 흥행 궤도에 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여러모로 여건이 좋지 않았다. 오히려 코너 폐지가 강호동으로서도 자연스럽게 부담을 덜 수 있는 기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폐지로 강호동의 위기라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당사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며 "강호동은 여전히 예능 관계자라면 함께 작업하고 싶은 대상 1순위다. 그의 노하우와 내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히려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밑그림들을 들고 제안하는 제작진이 많을 것이다. 지상파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방면으로 미래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연 강호동이 '맨친' 종영과 함께 또 다른 기회를 잡아 일각의 위기론을 뚫는 묘수를 선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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