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욕쟁이 아저씨", "친해질 수 없는 존재", "슈퍼마리오."
기상천외한 답변이 줄을 이었다. 여자농구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6개 구단 대표 선수들이 미모만큼 걸출한 입담을 자랑했다. 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 행사가 6개 구단 감독 및 선수들의 입담 속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감독들에 이어 인터뷰 자리에 오른 6개 구단 대표 주장 선수들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모와 입담을 뽐냈다. 비시즌의 혹독한 훈련을 통해 우승에 대한 각오를 다진 선수들은 우리은행과 KDB생명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특히 위성우 감독과 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춘 김정은은 "위 감독님께 두 달 배워보니 정말 장난이 아니더라"며 지난 시즌 우승을 가능하게 했던 '지옥훈련'의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위트와 진지 사이를 오가며 답변을 이어가던 선수들의 입담이 폭발한 것은 '내게 있어 감독님이란?'이라는 한 줄의 질문 때였다. 이미선(삼성생명)이 "선수들에게 편하게 해주시고 가끔 욕도 하시고 장난도 많이 치시는 옆집 아저씨같다"고 포문을 열었다. 졸지에 '욕쟁이 아저씨'가 된 이 감독의 얼굴은 발갛게 달아올랐고, 이미선은 "감독님,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애교를 섞어 마무리했다.
다음 타자인 최윤아(신한은행)는 난색을 표하며 생각할 시간을 요청했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면 필요할수록 감독님에 대한 이미지가 안좋다는 뜻"이라는 첨언에 황급히 "친해질 수 없는 존재"라고 답했다.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고, 임영희(우리은행)는 이미선의 말을 받아 "무서운 욕쟁이 아저씨"라고 업그레이드된 별명을 위 감독에게 선사했다.
김정은(하나외환)은 "요즘 들어 엄해지신 '오빠'"라고 조동기 감독을 표현했다. 소통을 중요시여기는 조 감독이 최근 들어 많이 무서워졌다고 설명한 김정은은 "오빠같고 아빠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미란(KB스타즈)은 서동철 감독을 "은근 독사"로 표현, "인자한 얼굴 속에 독한 모습이 숨겨져있다"고 폭로(?)했다.

방점을 찍은 이는 베테랑 신정자(KDB생명)였다. 신정자는 "우리 감독님은 슈퍼마리오"라며 "스피드있고 통통 튀는 것을 좋아하신다. 연습할 때 시범을 보이시다가 다치셨는데, 다 나으시면 통통 튀는 모습을 또 보여주실 것"이라고 말해 목발을 짚고 나온 안세환 감독의 얼굴을 붉게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안 감독은 10월 초 선수들에게 직접 시범을 보이다 아킬레스 건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해 목발을 짚고 시범경기에 나서는 등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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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