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현 "원톱주연, 부담감 보단 책임감 더 컸죠"[인터뷰①]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11.05 16: 10

전쟁이라는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렸던 ‘포화 속으로’의 어린 학도병이 이번에는 급변하는 남북관계 속에서 동생을 지키고자 하는 ‘동창생’의 공작원 리명훈으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배우 최승현의 깊은 눈빛은 더 많은 감정을 담아냈고 그 만큼 배우로서의 깊이도 한층 깊어졌다.
최승현의 두 번째 스크린 출연작 ‘동창생’은 남파된 살인 공작원 명훈이 북에 두고 온 동생 혜인(김유정 분)과 남에서 사귄 친구 혜인(한예리 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 최승현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죽여야 하는 두려움과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어쩌지 못하는 운명에 좌절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감정을 눈빛에 담아내며 시사회 이후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한층 성숙해졌다는 것이 최승현의 연기에 대한 평.
하지만 매사에 완벽을 기하기로 유명한 최승현의 입에서 나온 ‘동창생’의 소감은 “화가 난다”였다.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 온 작품이, 그리고 영화에 담겼을 많은 고민들이 단 한 순간에 보여져야 한다는 상황이 아쉬웠을 터였다. 그러나 “화가 난다”면서도 연이어진 ‘동창생’의 칭찬에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였다.

“일단 화가 나요. 화가 난다는 것이 나쁜 뜻이 아니라 굉장히 오랜 시간, 장기간 준비해온 것들을 한번에 보여드려야 하니까 요즘 들어 예민해지고 날이 서 있는 것 같아요. 저 혼자 스스로에게 화가 나 있는 것 같아요. 아쉬움은 많죠. 저는 제 자신을 냉정하게 보려고 하는 편이라 아쉬운 부분들이 정말 많아요.”
 
아쉬운 부분이 많다지만 그는 ‘동창생’에서 감탄을 절로 나오게끔 하는 현란한 액션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주로 손과 발을 사용하는 액션은 영화 ‘아저씨’에서의 원빈을 떠올리게 할 정도. 액션에 대해 칭찬하니 또 한 번 수줍게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액션보다는 촬영 내내 혼자 있다는 느낌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며 감정적 어려움을 토해냈다.
“액션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캐릭터라서 힘들기도 했지만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4개월 동안 열심히 훈련을 했죠. 사실 액션보다는 오히려 혼자 있는 느낌이 힘들었어요. 영화에서 상대배우들이랑 만나는 장면이 별로 없어요. 그러다 보니 촬영도 거의 혼자 했죠 다른 인물들이 연기를 어떻게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상상에 맡긴 채 연기를 해야 하니까 벽을 보고 연기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점들이 굉장히 고통스럽기도 했었어요.”
그가 말한 혼자 있는 느낌은 ‘동창생’에겐, 그리고 ‘동창생’에 출연한 최승현에겐 필연적인 것이었다. 영화의 내용 자체가 극 중 주인공 리명훈이 혼자 이끌어가다시피 하는 원톱 주연작품이기 때문. 이제 두 번째로 스크린에 도전하는 최승현에게 원톱 주연은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그는 부담감 보다는 책임감이 더 컸다고 말했다.
“부담보다는 책임감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포화 속으로’를 통해서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했었고 선배님들한테 느낀 것도 많고 그 영화로 인해서 신인상도 받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작품에 임하는 저의 시각이 좀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품에 좀 더 진중하게 접근하려고 하게 된거죠. 그리고 실제로 더 진중하게 ‘동창생’의 리명훈에게 접근했던 것 같아요.”
최승현의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포화 속으로’도,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에서도, 그리고 이번 ‘동창생’ 역시 최승현의 모습은 무겁다. ‘빙구탑’이라는 팬들의 애칭까지 있을 정도로 실제 성격은 익살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그가 보여줬던 연기만큼은 한없이 진중하고 무거웠다. 밝은 연기는 언제쯤 볼 수 있겠냐 물으니 밝은 연기를 하려고 ‘동창생’을 선택한 것이란다. 무게감 있는 연기를 하는 김에 그러한 연기에 대해 더 공부하고 끝까지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밝은 연기요? 이 다음에 하려고 ‘동창생’ 한 거에요(웃음). 무게감 있는 연기를 끝까지 해보고 싶었거든요. 선 굵은 연기를 더 공부하고, 연기해 보고 싶었어요. 더 공부하고 알아나간 다음에 또 다른 밝은 모습을 보여드렸을 때에도 카리스마 있게 작품을 끌고 나가는 무게감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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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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