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뷔' 김세진, "오늘은 나 때문에 진 경기"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1.05 21: 44

"오늘은 나 때문에 진 경기다."
러시앤캐시는 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경기서 세트스코어 1-3(27-25, 18-25, 22-25, 24-26)로 패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홈 개막전이자 창단 이후 첫 경기인 이날 경기서 러시앤캐시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경기력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허리아픈데 서서 보느라 죽는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김세진 러시앤캐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생각보다 잘하더라. 안됐을 때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조금 더 배운 것 같다"며 "오늘은 나 때문에 진 경기"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밤새 한숨도 못자고 대한항공과 연습경기 비디오를 돌려봤다는 김 감독은 "원래 잠이 없다. 불면증이 심해 하루 2~3시간 자고 움직이는 편이다. 긴장해서 잠 못자고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감독 데뷔전인만큼 긴장했을 법도 하지만 오직 경기만 생각했다는 김 감독의 변이다.
한편 이날 16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보인 송명근을 선발로 기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일본 다녀와서 체력적 부담이 있었고 많이 처져있었다"라고 설명하며 "공격 하나만 가지고는 우리 팀에서 경기 못뛴다. 심경섭이 디펜스에서 낫다고 평가해서 들어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선수들 미친놈처럼 뛰어다니는 이유가 뭔지 아시느냐"라고 되물은 김 감독은 "우리는 용병을 제외하고는 레프트나 여러 부분이 자원이 많다. 분위기 나쁘면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다. 선수들의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미친 듯이 뛰어다닐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송희채가 허리부상으로 재활 중에 있는 것이 흠이지만, 이민규와 송명근을 비롯, 러시앤캐시의 국내 선수 구성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문제는 용병 바로티다. 김 감독은 "우리 용병이 조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7월달부터 찾았는데 얼마나 좋은 선수 찾았겠나"라며 "근력 테스트하러 병원에 보냈더니 일반인 표준보다도 14% 정도 떨어지더라. 그런 선수에게 운동시키니 아픈 것이 당연하다.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여도 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용병에 대한 믿음이 떨어지다보니 자연스레 국내 선수들을 향하는 볼 배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송)명근이가 공격적으로 보이는 이유도 용병이 좀 떨어지다보니 그런 것이 있다. 사실 대한항공도 우리가 처음이다보니 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것 뿐이다. 알기 시작하면 우리가 많이 밀릴 것 같다. 대한항공이 당황해서 그렇지 0-3으로 질 경기였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다음 경기에서 친정팀인 삼성화재를 만난다. 감회가 남다른 상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삼성화재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 연습경기도 해봤지만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했다. "오히려 대한항공이 경기하기는 편하다. 플레이가 빠르지 않더라. 우리 용병만 제 역할을 해주면 승부 걸어볼만하다"고 자신감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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