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만 봐서는 우리가 진 경기라고 생각한다."
대한항공은 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5-27, 25-18, 25-22, 26-24)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로 대한항공은 1승 1패(승점 4)로 리그 초반 남자부 단독 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경기는 이겼어도 마음 편하게 웃기는 어려웠다. 신생팀을 상대로 어렵게 거둔 말 그대로의 진땀승이었기 때문이다.
한선수의 갑작스러운 군 입대로 인해 시즌 개막부터 꼬인 대한항공이다.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의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김 감독은 "한마디로 솔직히 배구 수준을 많이 떨어뜨린 경기"라고 이날 경기에 대한 총평을 남겼다.

"(황)동일이도 들어와서 긴장을 좀 많이 했고, 안전하게 배구하다보니 상대는 경기하기 쉬워지고 우리는 경기하기 어려워졌다. 배구는 안에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하는데 그 부분에서 우리가 세터가 흔들리다보니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경기를 복기한 김 감독은 "솔직히 얘기해서 결정적일 때 우리가 한 두개 더 해서 그렇지, 내용만 봐서는 진 경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씁쓸하게 토로했다.
신생팀 러시앤캐시를 처음 상대해본 소감에 대해서는 "전력 자체도 기존 팀들과 비슷한 것 같다. 선수들 하나하나 봐도 떨어질 것이 없다. 경험 정도가 문제다"라며 후한 평가를 내렸다. 러시앤캐시에 1세트를 내준 부분에 대해서는 "서브 리시브가 처음에 많이 흔들렸다. 리시브가 안되다보니 황동일도 어쩔 수 없었던 점이 있다. 결국 동일이가 경기운영능력을 빨리 습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동일도 그의 지적에 머리를 숙였다. 황동일은 "아무래도 2년 공백이 오늘 경기에서 많이 티가 난 것 같다. 긴장안했다면 거짓말이다"라며 "산체스에게도 연습할 때 했던 토스를 많이 못올려줬다. 산체스가 좋아하는 높이로 올려줘야하는데 자꾸 짧게 주다보니 원하는 루트를 못 찾고 블로킹에 걸렸다"고 반성하며 몸상태를 끌어올려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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