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까지 야구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한화 내야수 한상훈(32)이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3년 프로 데뷔 후 11년 만에 FA 자격 얻은 그는 기대반 걱정반 심정으로 FA를 신청하기로 했다. 6일부터 시작되는 FA 신청기간에 신청을 한 뒤 9일 FA로 공시되는 대로 원소속팀 한화와 일주일간 우선협상 기간을 갖는다.
한상훈은 "FA까지 야구를 한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FA를 못하고 그만 두는 선수들도 많은데 8시즌 동안 1군에서 뛰며 FA 자격을 얻은 것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2009~2010년 군복무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8시즌을 꾸준히 1군 멤버로 활약하며 FA 일수를 꼬박 채웠다.

그러나 막상 FA 신청을 결심하고 나니 기대반 걱정반의 심정이다. 그는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들이 축하해 주더라. 하지만 걱정 아닌 걱정으로 우려하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하지만 선수로서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인데 해보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아직 구체적인 FA조건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한상훈은 "얼마를 받고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구단과 협상 기간에 만나서 어떻게 해야할지 봐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너무 이르다"며 "다른 것보다 한화에서 처음부터 뛰었으니 한화맨으로 남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신일고·경희대를 거쳐 지난 2003년 한화에 입단한 한상훈은 8시즌 통산 931경기 타율 2할3푼5리 542안타 11홈런 187타점 33도루를 기록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안정된 수비력과 뛰어난 작전수행능력으로 팀에 소금 같은 역할을 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가 트레이드마크.
올해는 101경기에서 타율 2할6푼2리 68안타 25타점 45득점 5도루를 기록했다. 볼넷 47개와 몸에 맞는 볼 6개로 출루율이 3할8푼3릴 뛰어나다. 한화는 젊은 내야수 오선진과 하주석이 올 시즌을 끝으로 나란히 군입대할 예정이라 경험 많은 내야수 한상훈의 존재가 꼭 필요하다.
한상훈은 "FA를 신청한뒤 구단과 얘기를 해볼 것이다. 웬만하면 옮기고 싶지 않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화 구단도 기본적으로 내부 FA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 한상훈이 생애 첫 FA를 통해 '영원한 한화맨'으로 남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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