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구단의 승인은 떨어졌다. 오승환(31)을 원하는 팀도 해외의 팀도 분명히 있다. 이제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은 오승환의 다음 시즌이 어디서 시작되느냐다. 몇몇 쟁점이 흥미를 모은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3연패를 이끈 오승환은 이제 해외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오승환이지만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소속팀 삼성의 허가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예상대로 삼성은 오승환을 풀어주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5일 “최대한 좋은 대우를 받고 해외 무대에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하면서 “최대한 좋은 여건으로 세계 무대에 진출해 한국프로야구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단의 허가가 떨어졌으니 이적 작업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오승환의 해외 진출 업무를 돕고 있는 김동욱 스포츠 인텔리전스 대표는 5일 “이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다. 너무 과열될 수 있어 빨리 끝내는 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든다”며 속전속결 구상을 밝혔다. 오승환에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많아 이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일단 현 시점에서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오승환이 미국으로 진출하느냐, 일본으로 진출하느냐다. 여론은 이왕이면 더 큰 무대인 미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바라는 쪽이지만 현실적인 조건은 일본이 더 나을 가능성이 높다. 프로선수로서 현실을 마냥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꿈과 현실을 놓고 고민할 수 있는 모양새다.
MLB는 모든 야구선수들에게는 꿈과 같은 무대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한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인 오승환의 기량이 얼마나 통하느냐는 큰 관심거리가 될 수 있다. 현지에서 오승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김 대표 또한 “4개 팀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확인했다. 다만 오승환이 원하는 마무리 보직을 제시할 팀이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불펜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연봉 규모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일본 진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신이 오승환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언론에서는 외국인 선수 최정상급 대우를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도 “일본은 우리나라와 문화가 비슷해 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오승환의 나이를 감안하면 일본에서 2년 정도를 뛰고 미국으로 건너가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일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MLB 진출시 대우는 더 좋아질 수 있다.
오승환은 현재 마무리 투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진심으로 인정해주고 한국 교민이 많은 팀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단 일본이 현실적인 행선지로 보여지지만 미국에서도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구단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음 시즌 팬들이 오승환을 출근시간에 볼 것인지, 아니면 퇴근 시간에 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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