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을 아우르는 범태평양 연합방어군의 구축이 가능할까. 영화의 이야기가 아닌, LA 다저스의 이야기다. 다나카 마사히로(25)의 입단 가능성이 제기되며 한·미·일 에이스들의 한솥밥 가능성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LA 다저스는 올 시즌 선발의 힘을 가장 강력하게 발휘한 팀 중 하나로 손꼽힌다. 1점대 평균자책점(1.83)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자리한 클레이튼 커쇼와 6년 1억4700만 달러의 사나이 잭 그레인키가 원투펀치를 이뤘다. 여기에 뒤를 받치는 선수들의 활약도 빼어났다. MLB 루키인 류현진은 14승을 거두며 원투펀치에 못지않은 맹활약을 펼쳤고 시즌 중 데려온 리키 놀라스코도 놀라운 여름을 보내며 힘을 보탰다.
이런 다저스의 선발진은 7월 이후 다저스가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자리했다. 다저스의 올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은 3.13으로 2위 세인트루이스(3.42)에 크게 앞선 전체 1위 성적이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을 기세다. 선발진 업그레이드를 노리고 있다. MLB에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르는 뉴스다.

커쇼, 그레인키, 그리고 류현진은 고정이다. FA 자격을 얻은 놀라스코의 잔류가 불투명한 가운데 나머지 두 자리를 보강하려는 움직임이다. 2012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데이빗 프라이스(탬파베이)를 트레이드로 영입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역시 가장 큰 목표는 다나카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24승 무패라는 신화를 쓴 다나카는 팀을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이끈 뒤 이제 MLB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올해 FA 시장 투수 최대어로 공인된 다나카는 포스팅 금액만 최소 8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연봉까지 합치면 그레인키의 FA 계약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게 미 언론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돈이라면 밀릴 이유가 없는 다저스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지출은 감내할 수 있다. 여기에 포스팅 금액은 사치세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이미 팀 연봉 총액이 2억 달러를 넘긴 다저스로서는 일반 FA 선수를 영입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다저스라는 팀의 특성, 그리고 마케팅 방안을 생각해도 다나카는 최고의 영입이다. ‘다양성’이 팀 내 중요한 화두인 다저스는 국제 스카우트에 가장 관심을 보였던 팀 중 하나다. 연고지 로스앤젤레스, 그리고 그 근처의 일본인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는 카드다. 여기에 일본 기업들과의 마케팅 연계 방안도 점쳐지고 있다.
ESPN 역시 다나카 영입의 효과 중 하나로 “류현진의 다나카의 보유로 아시아 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고 일본 기업과의 스폰서십도 기대된다”며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미·일의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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