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끝판대장’ 오승환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제 삼성 라이온즈의 마무리 투수 고민도 공식적으로 현실이 됐다.
삼성은 지난 5일 오승환이 최대한 좋은 대우를 받고 해외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단의 공식 발표가 나온 만큼 오승환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승환 에이전트 측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4개 구단이 오승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오승환의 해외진출 추진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제 삼성은 오승환이 없는 삼성을 고민할 때가 왔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 1일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승환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먼저 마무리 투수를 누구로 할지부터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05년과 2006년 2연속 우승, 2011년과 2012년 2연속 우승 당시 삼성에는 ‘끝판대장’ 오승환이 있었다. 프로야구 최초 3연패를 차지했던 올해도 오승환이 있었다.

현재 자원 가운데서는 오른손 투수 안지만이 유력하다. 삼성이 프로야구 최초 통합 3연패를 달성하는데에는 오승환과 함께 안지만이라는 확실한 불펜 카드가 버티고 있었다. 안지만은 오승환을 바로 앞에서 잇는 삼성 필승 계투다. 평균자책점은 2011년 2.83, 2012년 1.71, 올해 3.11이다. 오승환 다음으로 마운드에서 안정감을 주는 투수. 볼 끝과 직구 위력도 좋다. 경험에서 안지만이 포스트 오승환으로 유력한 상황.
오른손 사이드암 심창민도 있다. 지난해 2승 2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83으로 활약했던 심창민은 올해도 1승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했다. 사이드암이지만 150km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가 장점이다.
류중일 감독은 심창민을 ‘뱀직구’ 임창용과 닮았다고 말했다. 투구폼과 구속이 그렇다. 올해 안지만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는 심창민이 안지만의 자리를 메웠다. 이때 류중일 감독은 심창민의 활약에 만족을 나타내며 “오승환 앞에 심창민을 세울지 안지만을 둘지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만큼 심창민의 구위도 안지만 못지않다.
마지막 카드는 외국인 투수다. 삼성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하는 장원삼의 거취가 변수지만 올해 장원삼과 윤성환, 배영수 등 토종 선발 투수진의 활약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왼손 롱릴리프 차우찬도 언제든지 선발 자원으로 분류될 수 있다. 사실상 밴덴헐크만이 전력 요인이었고 로드리게스와 카리대는 전력 외 선수였다. 선발은 탄탄한 것.
쓸만한 외국인 투수도 마무리 대안이다. 두산 프록터 사례도 있다. 프록터는 지난해 두산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57경기에 나와 4승 4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79를 기록했다. 세이브 부문 2위를 차지했다. 다른 구단보다 선발 자원이 튼튼한 편인 삼성으로서는 외국인 마무리 카드도 매력적인 카드다.
삼성 우승에는 오승환이 있었다. 오승환은 무사 3루에서도 점수를 뽑기 어려운 투수였다. '돌부처'라는 별명은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고 상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오승환의 멘탈에서 비롯됐다. 삼성이 그런 오승환에 버금가는 마무리 투수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류중일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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