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오승환(31)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공식적인 길이 열렸다.
삼성 라이온즈는 5일 오승환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오승환이 최대한 좋은 대우를 받고 해외 무대에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이다. 오승환은 대졸 8년차 FA 신청 자격을 얻었으나 해외 진출에는 9년차 FA 신청 자격이 필요 구단 동의를 얻어야 했다.
앞으로 관심사는 오승환이 어떤 리그의 어떤 팀에 가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 것인가다. 현재 중론은 오승환이 미국보다는 일본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한신 타이거스가 마무리 후보로 오승환에 대한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하고 있고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들도 미국보다는 일본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오승환의 활약을 예견하기 위해서는 오승환에 앞서 우리나라 프로리그를 거쳐 해외 리그의 문을 두드린 선배들의 성적표를 봐야 한다. 그것도 오승환과 여러 조건이 같은 '소방수'들의 활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해외로 건너간 마무리들로는 선동렬, 임창용, 구대성 등이 대표적이다.
선동렬 현 KIA 감독은 1985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11시즌 동안 146승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한 뒤 1996년부터 해태의 동의 하에 임대 형식으로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 유니폼을 입었다. 오승환과 가장 비슷한 케이스다. 선동렬은 첫 해인 1996년에는 5승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5.50으로 부진했으나 두 번째 해 38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한국에서의 구위를 되찾았다.
일본 타선을 상대로도 전혀 기죽지 않았던 선동렬은 일본에서 총 4시즌 동안 10승4패 98세이브 평균자책점 2.79을 기록하며 '나고야의 태양'으로 불리는 등 꾸준히 마무리로 활약하다가 은퇴했다. 선동렬은 당시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던 교포들에게 자긍심을 갖게 해주며 '선동렬 붐'을 일으켰다.
임창용은 1995년 해태에 입단해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뒤 2007년까지 삼성에서 뛰고 FA 자격을 얻어 2008년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도전했다. 임창용은 첫 시즌부터 마무리로 활약하며 33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일본에서의 5시즌 동안 11승13패 128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하고 올해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문을 두드리는 등 도전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해외를 분주히 오가는 선수 중에는 구대성이 있다. 구대성은 1993년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해 2000년 일본 오릭스 블루웨이브에 입단, 4시즌 동안 24승34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구대성은 2005년 미국에서 33경기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한 뒤 다시 한국에 복귀했다가 2010년 호주리그로 건너가 한-일-호주에서 모두 세이브를 기록한 최초의 투수가 됐다.
임창용을 뺀 두 명의 투수는 해외 진출 첫 해에는 고전했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좋은 구위를 선보이며 해외에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오승환 역시 그들의 기록을 이을 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주된 평가다. 오승환이 선동렬, 임창용 등과 같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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