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현대글로비스 양산경매장, '삼산'의 도시에 자리 잡은 중고차 경매의 명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3.11.06 09: 33

-교체주기 빠르고 중대형 이상 차량, SUV 비중 높아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현대’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기업들이 많은 울산은 지역경제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개인소득 1위 도시’ 조사에서 2011년 기준 3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한 지역이다. 자영업자보다는 현대 계열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많다 보니 각종 여가나 문화생활도 주말과 휴일에 집중 돼 있는 특징도 있다.
‘범 현대 도시’라는 독특한 양태를 지니고 있는 울산시의 자동차 소비 패턴은 어떨까? 울산의 독특한 산업구조가 자동차를 구입하고 중고차를 처분하는 사이클에서 울산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 실제로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중고차 매매 시장에 ‘경매’라는 방식을 활성화해 중고차 거래의 투명화에 앞장서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www.glovisaa.com)의 양산경매장은 경남 양산시 산막동 양산산막일반산업단지 내에 널찍하게 자리잡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이 운영하고 있는 분당, 시화경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최근(2012년 7월)에 만들어진 만큼 터치 스크린 같은 최신 설비를 갖췄으며 3만 9670제곱미터(1만 2000평)라는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한다.
그런데 양산이라는 도시의 입지가 재미있다. 부산과 울산에서 각각 자동차로 30~40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어 부산-양산-울산을 연결하는 ‘삼산 도시’의 중간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부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대구까지도 1시간 권을 형성하는 거리다.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이 양산에 3번째 경매장을 건설한 이유를 알만한 대목이다. 경상남북도를 아우르는 중고자동차 유통의 거점이 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입지다. 실제 양산경매장에서 거래되는 중고차는 인근 대도시인 부산 울산을 비롯해 창원 김해 대구 안동 등 경상남북도 주요 거점 도시들에서 몰려들고 있다. 물론 좋은 ‘상품’을 찾아 수도권에서 원정오는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멀리 수도권에서 양산경매장을 찾는 이들 중 상당수는 부산과 울산이란 도시의 지역적 특성을 염두에 두고 내려온다. 부산은 다양한 차종이 경매에 출품되는 지역이고, 울산은 경매에 출품되는 차량의 상품성이 높다는 점이다.
과연 울산시민이 타던 중고차는 다른 지역과 다른 지역에서 나오는 차들과 다른 특성이 있을까?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 양산경매장의 원치희 소장은 “부산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답게 국산차와 외제차 등 다양한 차종이 경매에 출품되고 있으며, 현대 관련사들이 많은 울산과 대기업 관련 사업장이 많은 창원의 경우는 타지역 대비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고 교체 주기가 빠른 차량이 경매장에 많이 출품되어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원치희 소장은 “지역적 특성이 중고차 경매 시장에서도 반영이 되는 것을 보면 자동차가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 돼 있는 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세대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캠핑 인구가 늘어나면서 SUV의 인기는 계절적 요인을 무시할 정도로 꾸준하다. 시기적으로 추석이 지나면 연식 변경에 따른 감가를 의식해 중고차 거래가 주춤해 지는 것이 통례인데 SUV 차량은 중고차 시장의 전통적 법칙마저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양산경매장은 매주 목요일 경매 시장이 열리는데 기자가 찾은 10월 31일도 300대의 중고차가 출품 돼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매장 내부로 들어서자 2012년식 현대자동차 쏘나타 YF Royal이 경매에 출품되고 있었다. 주행거리는 1만8000km로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 평가로는 좋은 점수를 받은 차량이었다. 시작가는 1880만 원. 시작되기 무섭게 차량가격은 5만 원씩 오르며 경매 회원들이 낙찰 받기 위해 입찰 경쟁을 펼쳤다. 어느새 고객이 팔기 희망하는 금액 1905만 원을 넘어섰고, 차량은 최종 1940만 원에 3895번 회원에게 낙찰이 됐다.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의 중고차 거래 시스템은 출품은 일반인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경매 입찰은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킨 회원사만 참여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1200여 회원사가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에 가입해 있는데 이들은 중고차 매매상이다.
그렇다 보니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과 중고차 매매상 사이에는 상생 관계가 밀접하게 성립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상들은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을 통해 더 많은 상품들을 확보할 수 있고 3단계에 걸친 차량 성능 검사는 상품성 판단의 오류를 크게 줄여준다.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에서는 ‘육안 검사’ ‘국토교통부의 등록원부 검사’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 검사’ 등 3단계 성능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차량의 상태, 사고여부, 주행거리 조작여부, 침수여부 등을 철저히 검증해 낸다.
김해에서 13년째 중고매매상을 하고 있는 최 모씨는 “정비공장 반장을 거쳐 12년간 카센터를 운영했다. 자동차와 25년째 인연을 맺고 있는데 지역적으로 가까운 양산에 중고차 경매장이 생겨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양산 경매장이 없었을 때는 분당 경매장까지 갔어야 했는데 덕분에 경제적 손실을 많이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의 장점을 ‘투명성’과 ‘다양성’이라고 꼽았다. 전국 각지에서 출품 되는 다양한 차종을 한 장소에서 구입할 수 있고, 정비공장 보다 더 세밀한 성능점검으로 인해 상품성 판단 오류를 줄여주고, 또 거래가 투명하기 때문에 매매 이후에 혹 생길 수 있는 각종 잡음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씨는 “차량을 출품하는 차량 소유자 입장에서도 경매를 통하면 오히려 이득을 볼 경우가 많다. 경매장에는 차량 전문가들이 수백 명이 몰려드니까 무슨 함정이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하기 쉬운데 경매상이 많이 몰린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이 높아지기 때문에 중고차 판매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수요 공급의 법칙을 생각하면 간단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 양산경매장은 올해 10월까지 1만 2000대의 중고차를 경매를 통해 유통시켰고, 올해 말까지 1만 5000여 대가 거래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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