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 레버쿠젠)이 사미 히피아 감독에게 보답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손흥민이 속한 레버쿠젠은 6일(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 위치한 돈바스 아레나서 열린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4차전 샤흐타르와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폭넓은 움직임을 선보였다. 손흥민은 한차례 유효슈팅을 때리며 골을 노렸지만 수비수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손흥민은 후반 32분 옌스 헤겔러와 교체됐다. 지난 달 24일 가진 1차전에서 4-0으로 샤흐타르를 완파했던 레버쿠젠은 체면을 구겼다. 당시 손흥민은 선제골을 유도한 도움을 올린바 있다.

이날 선발출전으로 손흥민은 사미 히피아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지난 2일 분데스리가 최하위 브라운슈바이크에게 0-1로 패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히피아 감독은 손흥민-슈테판 키슬링-시드니 샘으로 이어지는 핵심 공격편대 3인방을 선발명단서 제외했다. 그만큼 눈앞에 둔 샤흐타르와의 원정경기가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레버쿠젠의 자만은 결국 독이 됐다. 히피아 감독은 전반전 득점이 나지 않자 후반전 키슬링과 샘을 뒤늦게 투입했다. 그런데 오히려 후반 36분 도미 쿰벨라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고 무너졌다. 결국 이 때 침체된 레버쿠젠의 팀 분위기는 4일 뒤 치른 샤흐타르와 원정경기까지 이어지게 됐다.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레버쿠젠이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것은 놀랄만한 일이다.
손흥민으로서는 감독의 배려에 보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아쉽게 놓친 셈이 됐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있다. 이제 손흥민은 9일 친정팀 함부르크와 이적 후 첫 대결을 앞두고 있다. 레버쿠젠 이적이 확정된 후 손흥민은 “만약 함부르크와 첫 대결에서 골을 넣는다면 세리머니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연 손흥민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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