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양손의 떡이다. 해외 무대 진출을 추진 중인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이 행선지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메이저리그, 아니면 한국과 문화가 비슷한 일본 무대. 모든 건 그의 선택에 달려 있다.
오승환이 해외 진출 의사를 보였을때 일본 무대 진출이 유력해보였다. 한신을 비롯한 일본내 다수 구단에서 오승환 영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는 일본 언론을 통해 잘 알려진 사실. 최근 들어 메이저리그에서도 오승환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그만큼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오승환의 해외 진출 업무를 돕고 있는 김동욱 스포츠 인텔리전스 대표는 "아직까지 공식 제안을 한 건 아니지만 오승환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은 굉장히 많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구단들도 어제부터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한 김 대표는 "그냥 관심이 있다는 건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포스팅 금액에 대해 묻는 팀이 진짜 관심이 있는 팀"이라며 "포스팅 금액의 가이드 라인 등 여러 부분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는 등 메이저리그 4개 구단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구단의 관심도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뜨겁다. 그렇다면 오승환은 어떤 선택을 할까. 아직 정해진 건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지켜보는 분위기. 김 대표는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진심으로 인정해주고 한국 교민이 많은 팀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모두 성공 가능성은 높다. 메이저리그 사령탑 출신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오승환은 직구에도 힘이 있을 뿐 아니라 공의 로케이션이 매우 뛰어나다. 특히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몸쪽과 바깥쪽에 모두 공을 던진다. 이 공을 또 포수 무릎 근처로 낮게 제구를 하는가 하면 가끔은 일부러 타자들의 눈에 들어오는 높은 공을 뿌려 헛스윙을 유도하기도 한다"고 호평했다.
그리고 로이스터 전 감독은 "보통 마무리투수는 빠른 공을 던진다. 그래서 제구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더불어 마무리투수는 주자를 내보내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한다. 오승환도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간다. 그러나 타자들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치지 못한다. 어찌됐건 이를 이겨내고 오승환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엄지를 세웠다.
구위 뿐만 아니라 두둑한 배짱 또한 최고. 로이스터 전 감독은 "나는 오승환을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부상을 극복하면서 직구 구위를 회복했다. 특히 마무리투수에게 꼭 필요한 덕목인 두둑한 배짱으로 두려움 없이 공을 몸쪽에 뿌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에서 야구 평론가로 활동 중인 오치아이 에이지 전 삼성 투수 코치 또한 "야구장에 가면 오승환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때마다 나의 대답은 '잘 할 것이다'라고 항상 같다. 일본에서 40세이브도 가능할 것"이라고 그의 성공을 확신했다.
삼성은 5일 오승환의 해외 무대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오승환의 해외 무대 진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오승환의 행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갑'의 입장이라는 것과 성공 가능성은 아주 높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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