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 SNS에 심경토로..."월드컵, 올림픽도 나갔는데"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1.06 08: 39

[OSEN=이슈팀] 때아닌 성정체성 논란에 휩싸인 박은선(27, 서울시청)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심경을 토로했다.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소속 6개 구단 감독들은 최근 비공식 간담회를 열고 "내년 박은선을 WK리그 경기에 뛰지 못하도록 하자"고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감독들은 한국여자프로연맹에 "박은선이 계속해서 WK리그 경기에 나설 경우 2014년도 시즌에 출전을 하지 않겠다"며 보이콧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5일 밝혀졌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1일 팩스를 통해 전달됐으며 6일 예정된 WK리그 단장회의에서 정식결의서를 제출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등 박은선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에 박은선은 6일 새벽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남겼다.
"늦은 밤인데 잠도 안오고 해서 심정을 글로 남긴다"고 말문을 연 박은선은 "좋은 경험도 많았지만 이탈과 방황도 많았다. 그런 나를 용서하고 받아준 팀과 감독님께 풍운아가 아닌 노력하는 여자축구선수로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WK리그 득점왕과 준우승으로 뿌듯하게 한 해를 마무리한다고 생각했다"며 축구인생을 돌아봤다.
또한 박은선은 "한 가정의 딸로 태어나 28세가 됐다. 나를 모르는 분들도 아니고 웃으면서 인사해주시고 걱정해주셨던 분이 이렇게 나를 죽이려든다. 고등학교 졸업 후 실업팀 왔을 때와 비슷한 것 같다"며 괴로운 기억을 떠올렸다. 박은선은 위례정산고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서울시청에 입단, 여자축구연맹 규약(고교 졸업 직후 실업 진출 불가)을 위반해 자격정지를 당한 적이 있다.
박은선은 "성별검사 한두번 받은 것도 아니고 월드컵, 올림픽 때도 경기출전 다했다"며 "그때도 어린 나이에 기분이 좋지 않았고 수치심을 느꼈는데 지금은 말할 수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이번에 불거진 성정체성 논란에 씁쓸함을 전했다. 그러나 박은선은 "니들 하고 싶은대로 해라, 나도 내 할 일을 하련다. 단디(똑똑히) 지켜봐라. 여기서 안 무너진다. 니들 수작 다 보인다"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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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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