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고지고TV] 월화극 삼각관계, '기황후'는 되고 '미래'는 안되고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11.06 08: 53

주인공들의 삼각관계를 그리고 있는 월화극 두 편의 운명이 엇갈렸다. MBC '기황후'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지만 KBS 2TV '미래의 선택'은 안방극장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기황후'와 '미래의 선택'은 시청률 선두와 꼴찌를 달리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분만 보더라도 '기황후'가 14.5%(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미래의 선택'은 5.4%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기황후'가 '미래'의 시청률 세 배에 이르는 꽤 큰 폭의 차이다. 특히 두 드라마의 성적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 모두 최근 주인공 3인방의 삼각관계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 '기황후'는 시청자의 구미를 당겼고 '미래의 선택'은 그렇지 못했다. 같은 삼각관계, 정반대의 성적이다.
이날 방송된 '기황후'는 남장여자 기승냥(하지원 분)을 사이에 둔 원나라 황태제 타환(지창욱 분), 고려왕 왕유(주진모 분)의 모습을 담아냈다. 마치 고려판 '커피프린스'를 떠올리게 하는 세 사람의 러브라인은 이제야 막 피어오르기 시작한 불씨이지만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원나라 황태제와 고려왕 두 사람의 사랑을 받는 기승냥은 사랑스러웠다. 자신의 마음이 커져감을 느끼고 동시에 타환과 기승냥의 친밀한 사이를 질투하는 왕유의 모습은 현대의 로맨틱 코미디 못지 않았다. 황태제와 왕이라는 신분에도 기승냥을 두고 "승냥을 나에게 달라"던 타환과 "이 놈은 내가 등을 떠민다 해도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던 왕유는 TV 앞 여심을 잡기 충분했다.
반면 '미래의 선택'의 삼각관계는 다소 '흐물흐물'한 모습이다. 드라마는 여주인공 나미래(윤은혜 분)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지 못하고 있다. 이야기 전개상 김신(이동건 분)에게 치우쳐버린 분위기는 삼각관계를 쫀득하게 그려내지 못하고 힘을 잃었다.
또한 '미래의 선택'의 삼각관계는 매번 도돌이표다. 김신과 박세주(정용화 분)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임에도 이들에 대한 '앓이'를 외치는 팬들을 보기 힘든 현상도 이와 관련있어 보인다. 미래에서 온 큰 나미래(최명길 분)는 나미래와 김신이 가까워지는 것을 막으려 하고, 또 큰 나미래의 조언과 상황에 따라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나미래의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기황후'와 '미래의 선택'은 장르도 극 중 시대도 다르지만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한 여자의 모습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리려 한다는 의도는 같다. 그럼에도 그 결과는 반대다. 같은 메뉴를 판매하고 있지만 전자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고 있고, 후자는 몇 사람의 손님들로 명맥을 유지하는 셈이다.
역전의 기회가 존재할까. 최근 '미래의 선택'의 박세주는 자신이 재벌 아들이라는 신분을 밝히고 김신과 본격적인 신경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나미래를 사이에 둔 두 남자의 싸움이 절정에 다다르려는 참이다. 방어하는 '기황후'도 만만찮다. 남장 여자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삼각관계가 가열차게 전개될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두 드라마의 운명이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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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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