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와 골키퍼, 서로를 뚫고 막아야 사는 포지션이다. 그런데 손흥민(21, 레버쿠젠)과 레네 아들러(28, 함부르크)처럼 운명으로 얽힌 사이도 드물 것이다.
손흥민의 소속팀 레버쿠젠은 오는 9일 밤 1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바이 아레나에서 함부르크와 분데스리가 12라운드를 치른다. 레버쿠젠 이적시 무려 1000만 유로(약 143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한 손흥민은 친정팀과 처음 붙는다.
재밌는 사실은 현재 함부르크 골키퍼인 야들러가 손흥민의 레버쿠젠 이적에 도움을 준 선수라는 점. 아들러는 지난 시즌만 해도 레버쿠젠 선수였다. 그런데 올 시즌을 앞두고 함부르크로 이적했다. 손흥민과는 유니폼을 바꿔 입고 2시즌 연속 대결하는 얄궂은 운명이다.

함부르크 지역지 ‘함부르거 아베노블라트’는 6일 함부르크 대 레버쿠젠전을 전망하며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실었다. 이 매체와 인터뷰서 아들러는 “레버쿠젠에 있을 때 팀이 손흥민 영입을 고려하면서 내게 어떤 선수냐고 물었다. 손흥민은 완벽한 청년이고 훌륭한 축구선수라고 말해줬다. 현재 손흥민은 큰 성장을 했다.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덕담을 건넸다.
손흥민은 6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돈바스 아레나서 치른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4차전 샤흐타르전에서 77분을 소화했지만 골을 넣지는 못했다. 슈팅 수도 한 개에 그쳤다. 전 경기 브라운슈바이크전에서 손흥민을 결장시켜 체력을 보충시켜준 사미 히피아 감독의 배려에 응답하지 못한 것.
이제 손흥민은 친정팀 함부르크를 상대로 절실하게 골사냥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다. 손흥민은 “친정팀 함부르크와 첫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다. 자신을 오랫동안 품어준 옛 구단과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차리겠다는 것. 과연 손흥민이 옛동료인 함부르크 선수들을 상대로 골을 터트려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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