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많은 장민국, 형에게 바치는 눈물의 인터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11.06 21: 31

장민국(24, 198cm)이 KCC 승리의 보증수표로 떠올랐다.
전주 KCC는 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연장 접전끝에 원주 동부를 92-88로 이겼다. 4연승을 달린 KCC(7승 3패)는 동부(4승 7패)를 6연패의 수렁에 몰아넣으며 3위로 올라섰다. 
김민구는 4쿼터와 연장전서 14점을 몰아치며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띈 선수는 따로 있었다. 바로 KCC의 중고신인 장민국(15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3점슛 3개)이었다. 그는 경기가 팽팽하던 2쿼터 베이스라인을 파고들어 키스 렌들맨을 상대로 강렬한 투핸드 덩크슛을 꽂았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KCC쪽으로 넘어갔다.

접전이던 4쿼터 막판 그는 종료 4.3초를 남기고 3점을 앞서는 3점슛을 성공시켰다. 이후 종료 0.2초를 남기고 터진 이광재의 동점 3점슛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위닝슛이 될 멋진 슛이었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꼽힌 장민국은 해설진과 인터뷰에 임했다. 2쿼터 터트린 강렬한 덩크슛에 대해 장민국은 “마음먹고 (점프를) 떴다. 들어가서 다행이다. 아무리 상대가 외국선수라도 국내선수인 것처럼 편안하게 점프를 한다”며 대단한 자신감을 보였다. 4쿼터 마지막에 넣은 3점슛에 대해선 “감독님이 항상 저를 믿고 마음 편하게 쏘도록 해주신다. 마음 편하게 던져서 잘 들어갔던 것 같다. 슛이 가장 자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장민국은 참 사연이 많다. 2년차지만 부상으로 데뷔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올 시즌이 사실상의 데뷔다. 비시즌 동안 허재 감독이 가장 공을 들인 선수는 바로 장민국이었다. 그는 “올해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재활했다. 연습게임에서 루즈볼에 달려들고 하니까 감독님이 기용해주셨다”며 허재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비보가 전해졌다. 장민국은 최근 친형 대한 씨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비극을 겪었다. 최근 슛 슬럼프에 대해 장민국은 “형이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다. 형이 내가 잘하면 먼저 연락을 했다. SK전이 끝나고 그런 것이 없어서 뭔가 허전했고 슬럼프에 빠지려고 했다.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고 정신을 차렸다”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어 형에게 한마디를 전하라는 중계진의 요청에 “생각이 많이 난다.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형이다. 지금 없어서 힘들지만 형 몫까지 잘하고 있으니까 하늘에서 걱정하지마. 잘 있었으면 좋겠어. 사랑해”라고 말해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목이 매인 장민국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허재 감독은 “비시즌에 가장 혹독하게 키운 선수가 (장)민국이었다. 그런데 형이 그렇게 되니까 도저히 불쌍해서 몰아칠 수가 없더라”며 장민국을 아꼈다. 허 감독의 지도로 장민국은 일취월장한 슈터로 성장했다.
올 시즌 KCC는 장민국이 10점 이상 넣은 5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최근 장민국은 4경기 연속 11점 이상을 해주고 있다. KCC 4연승의 뒤에는 묵묵히 활약한 장민국의 감동과 노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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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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