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년 만에 'FA 큰 손' 거듭날 수 있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11.07 06: 43

2011년 말, FA 자격을 얻은 정대현(35,롯데)은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메이저리그 직행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정대현은 계약 제반사항을 합의하고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었으나, 구단 측에서 갑작스럽게 제동을 걸었다.
정대현의 행선지에 관심이 쏠리던 그 때, 롯데가 발 빠르게 나섰다. 정대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때부터 공을 들였던 롯데는 결국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불펜투수 중 한 명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롯데는 좌완 이승호까지 영입하면서 그 해에만 FA 영입에 60억원(4년 연봉 총합)을 지출했다.
그리고 2012년, 롯데는 FA 시장에서 소극적이었다. 자팀 FA를 붙잡는 데 더욱 신경을 써야했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에서 FA 자격을 신청한 선수는 홍성흔과 김주찬, 4번 타자와 톱 타자였다. 롯데는 이들의 마음을 붙잡는데 실패하면서 다른 팀과의 계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게다가 FA 영입에도 나서지 않았다. 그 결과 롯데는 올 시즌 홍성흔과 김주찬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면서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올해 FA시장에서 롯데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 2011년과 2012년 중 어디에 가까울까. 롯데의 선결과제는 포수 강민호를 붙잡는 것이다. 작년 FA 시장에서 스타 둘을 잃은 롯데는 올해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 때문에 강민호 잔류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구단 관계자도 "다른 것보다는 강민호를 잔류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한다.
강민호는 역대 FA 최고액인 4년 60억원(심정수)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그를 붙잡기 위해 대형출혈을 감수해야만 한다. 게다가 강영식과 박기혁도 FA 자격을 얻어 이들과의 협상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렇지만 롯데는 강민호를 잔류시킨다 하더라도 FA 시장에서 '쇼핑'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전력 구멍을 메울 수 있는 매력적인 선수들이 대거 쏟아지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최준석·정근우의 이름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2011년 구매자였던 롯데는 이대호에게 4년 간 100억원의 계약을 제시했었다. 이대호가 일본에 진출하면서 롯데는 '실탄'이 남았고, 그 돈으로 정대현과 이승호를 영입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렇지만 당시 배재후 단장은 "이대호 계약 여부와는 관계없이 전력에 필요하다는 선수라는 판단으로 영입을 결정했다"고 밝혔었다.
올해도 2년 전과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그룹에서 벌써부터 롯데 구단에 '실탄'을 장전해줬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고난의 한 해를 보낸 롯데에 그룹 차원에서 지원이 들어갔다는 뜻이다. 게다가 올 시즌 막판 구단운영 실무 책임자는 FA 협상 전략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욕심이 많다"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하기까지 했다.
강민호의 잔류 여부와 관계없이 롯데는 올해 FA 시장에서 다시 구매자로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FA 신청 선수들은 원소속구단과 10일부터 16일까지 우선협상기간을 갖고 합의에 실패하면 17일부터 23일까지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앞으로 보름 남짓, 롯데의 FA 시장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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