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4, 선덜랜드)이 신임 거스 포옛 감독의 마음을 붙잡았을까.
선덜랜드는 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벌어진 캐피탈 원컵(리그컵)에서 사우스햄튼을 2-1로 물리쳤다. 선발로 출전한 기성용은 교체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지동원은 출전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기성용에게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포옛 감독이 부임한 후 처음으로 선발로 나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지난 달 12일 브라질, 15일 말리와 연속 A매치를 치르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19일 스완지 시티와의 경기는 임대신분인 선수가 원소속팀과 경기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기성용이 뛸 수 없었다.

포옛 감독 부임 후 기성용의 첫 경기는 지난 27일 뉴캐슬전이었다. 후반 25분 교체로 출전한 기성용은 결승골에 일조하며 감독에게 강한 첫 인상을 심었다. 선덜랜드는 2-1로 이기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더구나 첫 승의 제물이 더비매치 뉴캐슬이었다는 점이 더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지난 3일 헐 시티전에서 포옛 감독은 기성용을 쓰지 않았다. 이에 영국언론은 “포옛 감독이 창의적인 기성용을 기용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냈다. 결국 7일 포옛 감독은 기성용에게 기회를 줬고, 기성용은 무난한 플레이로 응답했다. 이대로라면 포옛 감독 체재에서도 기성용이 주전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진정한 시험대는 오는 10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이다. 사우스햄튼을 잡고 시즌 2승 째를 올려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선덜랜드가 우승후보 맨시티 마저 꺾는다면 돌풍을 이어갈 수 있다. 기성용은 주전자리를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기성용이 포옛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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