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예전부터 스토브리그의 큰 손 역할을 해왔다. FA 제도가 창설된 이례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거물 FA들을 꾸준히 영입했다. 성공과 실패가 공존했지만, 올 시즌 마침내 페넌트레이스 2위로 지난 10년의 아픔을 씻는 데 성공했다. 팀 전력이 안정됐고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진 만큼, 이제는 FA 영입이 우승을 향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올 겨울 또한 LG의 행보에 관심이 간다.
양질의 FA 시장이 형성된 만큼, 군침이 돌만한 선수들이 많다. 특히 강민호 장원삼 이용규 정근우 최준석은 LG 전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실제로 모 FA 선수가 LG행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2009년 LG 유니폼을 입은 후 FA 모범생 신화를 쓰고 있는 정성훈·이진영과 같은 활약이 보장만 된다면, LG 또한 이들의 영입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첫 번째 변수는 외국인 선수, 두 번째는 보상선수다. 3명 보유 2명 출장으로 바뀔 확률이 높은 외국인 선수 제도로 FA 영입이 없이도 전력 상승이 가능하다, 그리고 선수층이 두터워지기 시작하면서 FA 영입 시 보상선수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보강이 필요한 선발투수와 파워히터 자리만 봐도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 2013시즌 LG는 레다메스 리즈 류제국 우규민 등 3명의 투수가 두 자릿수 승을 올렸고 신정락이 9승,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신재웅이 4승을 거뒀다. 신정락이 2014시즌 후 군 입대를 계획하고 있어 내년에도 토종 선발진은 그대로 유지된다. 리즈와 재계약하고 경쟁력 있는 외국인 투수를 추가한다면, 2014시즌에도 LG 선발진은 막강하다.
파워히터도 마찬가지다. 1루 혹은 외야수 포지션에 외국인 홈런 타자를 데려온다면, LG 타선은 완성형이 된다. 이병규(7번) 정의윤 문선재 김용의 등이 중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이 일찍이 일본 고치 마무리캠프를 떠난 상태. 새 외국인 타자가 이병규(9번)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과 조화를 이루고 중간층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된다면, 2014시즌에는 2013시즌보다 강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비용 측면에서도 외국인 선수 영입이 FA보다 위험 부담이 덜하다. 외국인 선수와는 단년 계약을 체결하지만 FA는 보통 4년 계약이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는 시즌 중 교체도 가능하다. 반면 FA는 다년을 바라봐야하고 보상선수도 내줘야한다. FA 영입을 가정하고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짜보면, LG는 최근 높이 도약한 선수나 계획적으로 키우고 있는 유망주를 빼앗기게 된다.
LG 백순길 단장은 7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아직 FA 영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FA로 시장에 나올 선수들이 확정되고 나서 우리가 FA 영입을 숙고해도 늦지 않다”면서 “현재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2차 드래프트다. 22일로 예정된 2차 드래프트 열흘 전까지 KBO에 명단을 내야하기 때문에 보호선수 40인 명단을 짜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밝혔다.
LG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 또한 시즌 중 “FA 영입도 좋지만 문제는 보상선수다. 좋은 선수를 데려와도 보상선수로 인해 팀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외부영입으로 전력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내부적으로 전력을 다지는 게 낫다는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이처럼 LG가 내부전력 보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보상선수는 아니었지만 LG는 2011시즌 도중 마무리투수를 얻기 위해 넥센과 트레이드를 단행했었다. 당시 LG서 넥센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병호는 2012시즌과 2013시즌 2년 연속 MVP를 수상하며 한국프로야구를 정복 중이다.
외부영입과 내부전력 다지기의 기로에서 LG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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