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논란에 휩싸인 박은선(27, 서울시청)이 다음 시즌 리그에 참가할 경우 6개 구단이 리그를 보이콧하겠다는 결의문은 실제로 존재했다.
서울시체육회는 7일 서울 중랑구 서울시체육회 1층 대강당에서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과 주원홍 서울시체육회 실무부회장, 김준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이 참석한 가운데 '박은선 선수 성별논란 보도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청은 "박은선의 성별논란은 두 번 다시 재론되어서는 안된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해당구단의 책임있는 사과를 요구한다"는 요지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 논란은 박은선의 소속팀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소속 6개 구단 감독들이 최근 비공식 간담회를 열고 "내년 박은선을 WK리그 경기에 뛰지 못하도록 하자"고 결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6개 구단 감독들은 지난 1일 한국여자프로연맹에 박은선이 참가할 경우 차기시즌 보이콧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보도 이후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6개 구단 감독들은 서정호 감독에게 "사적인 자리에서 농담 삼아 한 이야기였다"고 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래 공식적인 자리기 아니었다.실업팀 감독들이 모여서 식사하는 자리였는데 그날 개인적 사정으로 참석을 못했다. 내용은 이틀 후에 전해들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못한 점에 대해서는 미안하다더라. (박은선 이야기는)사적인 자리에서 농담 삼아서 한 이야기인데 어떻게 유출이 됐는지 모르겠다더라"며 분통을 삼켰다.
하지만 동석한 김준수 사무처장이 6개 구단 감독들이 연맹에 보낸 간담회 안건 문서를 공개하며 '사적인 농담'으로 무마하려던 6개 구단 감독들의 이야기는 변명에 그치게 됐다. 김 사무처장은 "9가지 항목 중 7번째 항목에 '박은선 선수 진단'으로 내용이 올라와있다"며 내용을 발표했다.
박은선에 관련한 항목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3년 12월 31일까지 출전여부를 정확히 판정하여 주지 않을시 서울시청팀을 제외한 실업 6개 구단은 2014년도 시즌을 모두 출전을 거부한다는 의견". 명백한 보이콧 선언이다. 서 감독은 "과거에도 은선이에 대한 이야기가 사적인 자리에서 많이 나왔다. 하지만 이렇게 공식화된 것은 처음이다보니 선수 한 명, 개인에 대한 문제가 이렇게 커질 줄 몰랐던 것 같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사적인 농담'으로 덮으려했던 사실은 문서에 의해 드러났다. 서울시청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과연 선수 한 명의 인권문제를 농담 취급하려했던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지, 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의 대응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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