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36, SK)이 프로농구역사를 새로 썼다.
주희정이 속한 SK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 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64-59로 눌렀다. 친정팀을 상대로 주희정은 18시즌 역사의 KBL에서 최초로 정규시즌 5000어시스트를 돌파했다.
경기 전 주희정은 KBL 최초 정규시즌 개인통산 5000어시스트 달성에 단 한 개만을 남겨뒀다. 4쿼터 중반 골밑을 파고든 주희정은 외곽의 최부경에게 패스를 날렸다. 최부경의 점프슛이 깨끗하게 림을 가르며 드디어 대기록이 작성됐다. 이날 주희정의 기록은 1어시스트가 전부. 하지만 KBL의 역사를 바꾼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주희정은 “한 것도 없는데...”라며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묵묵한 조연으로 오랜만에 인터뷰에 나서는 것이 영 어색했던 모양. 그는 “대기록을 세워서 너무 좋다. 어려운 경기했는데 이겨서 기쁨이 두 배다. 굉장히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오랜만에 친정팀과 대결서 기록을 달성해 의미가 남달랐다. 주희정은 “안양과 해서 기분이 남다르다. 모든 선수들이 다 뒷받침을 잘 해줘서 5천 개를 할 수 있었다. 특히 안양에 있을 때 챈들러와 뛰면서 어시스트를 제일 많이 했다. 챈들러도 나랑 뛰던 시절이 그립다고 하더라. 오늘도 챈들러와 만나서 ‘언젠가 같이 뛰자’고 덕담을 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주희정은 전성기를 달리던 2009년 같은 장소에서 4천 어시스트 달성 인터뷰를 했다. 이제 백전노장이 된 그는 4년 만에 천개를 추가해 다시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그는 “4천개르 할 때만 해도 5천개를 달성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다만 어시스트에서 기록을 세우고 은퇴하자고 다짐을 했다. 그래서 오늘 같은 좋은 기록을 세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레전드’ 주희정이 보는 후배들은 어떨까. 그는 “김선형, 김민구 등을 보면 우리 때보다 공격적으로 뛰는 것 같다. 다만 내 기록을 깨는 선수는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주희정은 “포인트가드로서 어시스트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현주엽의 트리플더블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 내가 키가 작은 선수라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끝없는 도전의사를 내비쳤다.
현재 주희정은 트리플더블 8회를 작성해 역대 공동 2위다. 1위는 10회의 앨버트 화이트가 갖고 있다. 주희정의 기억과 달리 그는 현주엽의 7회를 이미 돌파한 상태다. 과연 주희정은 어디까지 대기록을 이어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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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