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FA 시장 전략 '다다익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11.08 06: 16

올 시즌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던 롯데가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시작은 FA 시장이다.
롯데는 지난해 자팀 FA였던 홍성흔과 김주찬을 모두 놓쳤다. 그리고 시즌 내내 그 후임자를 찾기 위해 여러 선수들을 시험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이들 두 명이 차지하던 공백은 컸고, 롯데는 2013년 공격력 약화를 감수해야 했다. 스타가 팀을 떠나고 성적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팬들의 마음도 돌아섰다.
과연 롯데는 작년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올해 FA 시장에서 다시 구매자가 될 것인가. 재작년 정대현과 이승호를 영입하며 과감한 투자를 했던 롯데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이승호는 2012년 한 해만 뛰고 NC로 팀을 옮겼고, 정대현은 2012년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 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투수 FA에 대한 속설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롯데는 이번 FA 시장에서 야수 쪽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최우선 과제는 자팀 FA를 잔류시키는 것, 그 중에서도 강민호를 붙잡는 데 모든 정신을 쏟고 있는 롯데다. 역대 FA 최고액(종전 4년 60억원 심정수)을 가볍게 뛰어넘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롯데는 올 시즌 강민호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의견을 맞춰왔다. 총액 100억원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만 만약 강민호가 롯데에 잔류한다면 그 금액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롯데 배재후 단장은 7일 "이번 FA 전략은 다다익선"이라고 말했다. "아직 원 소속팀 우선협상기간이라 타 팀 FA 선수에 대해서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일단 우리 선수들을 붙잡는 게 우선이다. 다다익선 아니겠는가"라는 것이 배 단장의 생각이다.
롯데 선수들 가운데 올해 FA 자격을 취득한 건 포수 강민호와 투수 강영식, 그리고 내야수 박기혁이다. 이번에는 강민호뿐만 아니라 줄곧 FA 신청을 미뤄왔던 강영식도 협상 테이블에 앉을 전망이다. 다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둔 박기혁은 내년에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 뒤 다시 평가를 받겠다는 생각으로 이번에는 FA 신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단장은 자팀 FA 잔류에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강민호 선수와 꾸준히 만나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눴고, 지금은 구단과 선수의 생각에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고, "강영식 선수 역시 최근 자리를 갖기 시작했다. 분위기도 괜찮다"고 전했다.
강민호는 대체가 불가능한 선수고, 강영식 역시 불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일단은 두 명을 내년에도 롯데에 남겨두는 것이 우선 과제다. 그리고 거기에서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시진 감독 역시 구단에 외부 FA 영입을 요청한 상황, 배 단장의 '다다익선'이라는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