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판이 얼마나 커지느냐가 관건이다. 강민호(28, 롯데)를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이 이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6일 2014년 FA 자격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총 21명이 FA 자격을 얻는 가운데 이미 은퇴를 선언한 박경완(현 SK 퓨처스팀 감독)을 제외하면 20명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이 중 신규로 자격을 취득한 선수는 13명으로 대어급이 많다. 최대어로 손꼽히는 강민호를 비롯, 오승환 장원삼 박한이(이상 삼성) 윤석민 이용규(이상 KIA) 정근우(SK) 이종욱(두산) 등이 군침을 흘릴 만한 선수로 평가된다.
이 중 오승환과 윤석민은 일단 해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다음 시즌에는 미국이든 일본이든 해외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시장을 선도하는 선수로는 강민호가 될 전망이다. 강민호의 움직임에 따라 나머지 선수들의 가치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야구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강민호는 이미 2~3년 전부터 포수 FA 최대어로 공인되어 왔다. 역대 최고액을 찍을 것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올해 105경기에 나서 타율 2할3푼5리, 11홈런, 57타점에 그치긴 했으나 이미 공·수 양면에서 기량은 충분히 검증이 됐다. 포수 자원이 부족한 현 한국프로야구의 상황은 강민호의 가치를 더 뛰게 한다. 상품성도 무시할 수 없다. 현 소속팀 롯데가 강민호 사수를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몇몇 팀이 접근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강민호의 계약은 선수 하나의 계약으로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나머지 선수들의 몸값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당장 강민호가 역대 최고액을 훌쩍 뛰어넘는 계약을 성사시킬 경우 나머지 선수들의 몸값도 덩달아 높아질 공산이 커 보인다. 협상 테이블에서 선수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강민호는 이 정도인데…”라는 말이 무성하게 나올 전망이다. 반대로 강민호가 예상보다 낮은 금액에 계약할 경우 구단이 유리해질 수도 있다. “최대어가 이 정도인데…”라는 논리가 가능하다.
현 시점에서는 역대 최고액은 유력하다. 롯데가 대우를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 LG, 삼성 등이 잠재적인 구매자로 대기 중이다. 구단들은 FA 시장이 과열되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전력 보강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돈을 풀어야 한다는 현실에 고민하고 있다. 만약 강민호가 몸값을 올려놓을 경우 나머지 선수들도 반사 이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강민호의 몸값이 결정된 후 나머지 선수들의 계약이 이뤄지는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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