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야 하는 선수임은 확실하다. 다만 계약서에 얼마의 금액을 적어 넣어야 할지가 고민이다. 정근우(31)를 보는 SK의 시선이 그렇다. 시장 가격대로 평가하자니 뺏길 가능성이 눈에 밟힌다. 그렇다고 너무 높여 부르자니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올 시즌 6위에 그치며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SK다.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는 가운데 그 첫 단추는 정근우와의 계약이라는 평가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정근우는 SK의 상징적인 선수 중 하나다. 악바리 근성과 뛰어난 수비력으로 SK의 내야를 든든하게 지켰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팬들의 큰 사랑을 받는 선수이기도 하다.
내야 백업이 부족한 SK에서는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비록 최근 2년 동안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3할’ 고지에 올라서지는 못했으나 정근우의 대안은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SK도 정근우를 반드시 붙잡는다는 계획이다. 외부 FA 영입보다는 일단 집안단속이 더 중요하다는 심산인 것이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정근우만 잡아도 올해 FA 시장은 성공적이라는 것이 구단 내부의 생각이다”고 분위기를 귀띔했다.

관건은 금액이다. SK는 현재 시장에 정근우를 원하는 팀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SK의 제안이 어쨌든 원 소속팀 우선협상기간 중에는 도장을 찍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중이다. 일단은 선수가 ‘시장가’를 확인한 후 SK의 제안과 비교해 볼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때문에 우선협상기간 중 쐐기를 박을 만한 금액을 제시해야 한다는 데는 어느 정도 구단의 생각을 정리해가고 있다. 다만 그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구단의 움직임까지 파악해야 하는 문제인제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팀에서는 정근우가 지난해 김주찬(KIA)의 계약을 기준점으로 삼을 것이라 보고 있다. 김주찬은 KIA와 4년 5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정근우는 이 이상을 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정보력을 총동원 중이다. 그렇다고 섣불리 움직이기는 어렵다. 특히 김주찬의 금액보다 조금 높은 금액을 적어 냈다가는 뺏길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게 구단 일각의 생각이다.
정근우가 시장에 나올 경우 다른 팀들은 SK의 금액 이상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생각해 ‘친정팀 프리미엄’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친다면 SK는 재협상의 기회를 가지지도 못한 채 정근우를 놓칠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이호준의 경우도 그런 측면이 적잖이 있었다. 최근 FA 잔혹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SK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눈치싸움에서 승패가 갈릴 가능성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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