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고지고TV] ‘비밀·상속자들’ 팔팔한데, ‘메디컬탑팀’ 비실비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11.08 08: 30

MBC ‘메디컬탑팀’이 수목드라마 경쟁에서 크게 뒤처진 모양새다. KBS 2TV ‘비밀’과 SBS ‘상속자들’이 20%를 목표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메디컬탑팀’은 애국가 시청률로 불리는 3%대까지 추락하며 명예회복이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
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 방송된 ‘비밀’은 전국 기준 17.3%로 수목드라마 1위를 지키는 동시에 자체최고시청률을 새로 썼다. ‘상속자들’ 역시 15.3%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갈아치운 반면에, ‘메디컬탑팀’은 3.8%로 자체최저시청률 굴욕을 당했다.
현재 ‘비밀’은 황정음, 지성, 배수빈 등의 열연과 긴장감 높은 전개, 감각적인 연출로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며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뒤를 이은 ‘상속자들’은 로맨틱 코미디의 귀재 김은숙 작가의 작품인데다가 이민호, 박신혜, 김우빈의 삼각 로맨스가 탄력을 붙으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렇다고 ‘메디컬탑팀’의 저조한 시청률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이 드라마의 부진이 경쟁 드라마의 파죽지세 탓이라고 위로하기에는 작품 자체의 결격 사유가 걸리적거린다.

사실 ‘메디컬탑팀’은 그동안 MBC가 시청률과 작품성을 둘다 챙기며 재미를 좀 봤던 의학드라마. MBC는 그동안 ‘종합병원’을 시작으로 ‘하얀 거탑’, ‘뉴하트’, ‘골든타임’ 등을 방영하며 작품성은 물론이고 시청률까지 쏠쏠히 챙겨갔다. ‘믿고 보는 MBC 의학드라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패신화를 기록했을 정도.
‘메디컬탑팀’ 역시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최고의 실력자들이 모인 탑팀이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병원 내 권력구도까지 다루겠다는 기획의도는 흥미로운 이야기꺼리였다. 더욱이 권상우, 정려원, 주지훈, 김영애, 안내상, 오연서, 민호 등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모도 화려했고, 연출은 시청률 40%를 넘겼던 ‘해를 품은 달’의 김도훈 감독이었다. 여기에 ‘공부의 신’, ‘브레인’ 등을 집필한 윤경아 작가까지 조합은 훌륭했지만,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 없는 상황.
이는 ‘메디컬탑팀’이 가진 구성 자체의 한계 때문. 일단 이 드라마는 탑팀이라는 협진팀이 운영하는 방식을 설득력 있게 그리지 못하고 있다. 협진팀 속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의 행동에 당위성이 떨어지고 목적과 방향을 잃은 채 갈등을 위한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생명을 살리는 과정은 오롯이 협진팀 사람들의 고뇌와 갈등을 담기 위한 장치로만 사용되는 단순한 구조가 문제. 인물과 구성 상의 개연성이 부족한데다가 병원 내 권력구도를 다루면서 사용되는 정치적인 계략은 촘촘하게 담기지 못해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의학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의사들이 생명을 살리는 모습을 보며 짜릿한 즐거움과 가슴 먹먹한 감동을 안기기 때문. 하지만 ‘메디컬탑팀’은 이마저도 작위적이고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야기가 산으로 가니 시청자들의 사랑을 끌어 모을 만한 극중 인물들이 없다.
현재까지만 봤을 때 이 드라마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보고 싶은 두 경쟁 드라마의 공세를 막기에는 빈구석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아직 20회 중 10회 밖에 방송되지 않은 까닭에 반등의 기회는 충분히 있다. ‘메디컬탑팀’이 경쟁 드라마가 펄펄 나는 것을 지켜만 볼 것인지, 아니면 구성을 재정비하는 등의 묘안으로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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