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결승] 몰리나, 서울 승리 위해 '몰기옥'이 필요해!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1.09 07: 14

'몰기옥.' FC 서울 팬뿐만 아니라 K리그 팬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만한 말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야릇한 이 말의 정체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몰기옥은 '몰리나+원기옥'의 합성어다. 서울의 '데몰리션' 한 축을 이루는 몰리나와 만화 '드래곤볼'의 주인공 손오공이 생물체들의 기를 모아서 쏘는 기술인 원기옥을 더해 만든 은어(?)인 셈이다.
원기옥은 그 파괴력이 엄청난 기술이지만, 기를 집중하고 에너지를 모으는 데에 시간이 다소 걸린다는 약점이 있다. 이를 빗대어 최근 좀처럼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는 몰리나가 '한 방'을 터뜨려주기를 바라는 팬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유머러스한 표현이지만 그만큼 절박한 바람이 담겨있다. 몰리나가 터져줘야 서울이 우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상대 광저우가 무리퀴-콘카-엘케손 3인방의 막강한 용병 트리오를 자랑하는 팀이라는 점에서, 그에 뒤지지 않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데얀-몰리나로 이어지는 '데몰리션'의 파괴력은 서울의 자존심이다. 서울의 주포로 지난 시즌 K리그 우승을 이끈 이들의 활약은 무리퀴-콘카-엘케슨 못지 않다. 특히 날카로운 킥으로 상대 문전을 위협하는 몰리나는 데얀의 공격력을 배가시켜주는 특별한 역할도 전담하고 있다.
지난 1차전은 부진한 몰리나 대신 에스쿠데로가 제 몫을 해줬다. 1골 1도움으로 몰리나의 역할까지 책임진 에스쿠데로의 활약은 서울이 홈에서 2-2 무승부를 거두고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는 결정적 원동력이었다. 몰리나 본인도 "2010년도에 비해 더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졌다. 한 번 더 우승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각오를 다졌다. 2010년 성남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이후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우승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각오다.
'데스쿠데로'로 새로 태어난 서울의 외인조합에 몰리나의 '몰기옥'까지 터져주면 승리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과연 몰리나가 6만 여 광저우팬으로 가득찬 톈허스타디움에서 '터져'줄 수 있을까. 몰리나는 이미 서울 승리의 키 플레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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