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또 한 번의 대대적인 투자가 예상되고 있는 LA 다저스다. 내야 보강이 선결 과제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올 시즌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한국 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베테랑 내야수 후안 유리베(34)의 거취는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저력에 무릎 꿇으며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LA 다저스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팀 내 12명의 선수에게 모두 퀄리파잉오퍼(보상 FA선수 자격)를 제시하지 않았다.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하면 올해 기준으로 1년 1410만 달러의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다저스는 소속 FA 선수 12명 중 하나도 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계약 의사가 불확실한 선수들도 더러 있다.
특히 내야수들이 찬바람을 실감하고 있다. 투수 쪽에서 브라이언 윌슨을 비롯, 리키 놀라스코, J.P 하웰 등은 구단의 재계약 의사가 있는 선수들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내야수 쪽은 상황이 더 불확실한 형국이다. 마크 엘리스, 스킵 슈마커,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 마이클 영, 닉 푼토, 그리고 후안 유리베는 잔류와 이적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다저스는 내야 전력 보강을 노리고 있고 이에 따라 팀 내 입지가 결정될 공산이 커 보인다.

다저스는 이미 쿠바 출신의 내야수 알렉산더 게레로를 영입했다. 포지션이 겹치는 엘리스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3루수 보강설도 꾸준히 나돌고 있다. 올 시즌 팀의 주전 3루수였던 유리베는 이제 전성기를 지난 듯한 모습이 걸림돌이다. 유리베의 계약 포기 의사를 밝힌 적은 없으나 다저스가 유리베보다 더 나은 3루수를 원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3루수를 직접 영입하는 방안, 그리고 유격수를 영입해 핸리 라미레스를 3루로 돌리는 방안 모두가 거론되고 있다. 뜬금없이 텍사스의 핵심 내야수인 아드리안 벨트레의 이름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가능성일 뿐이지만 미 언론에서 주목하는 빈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이런 현상에 대해 “텍사스는 팀 내 유망주인 주릭슨 프로파의 자리를 만들어주길 바라고 외야 보강을 원한다. 안드레 이디어 등 외야 자원과 트레이드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FOX스포츠의 저명 컬럼니스트 켄 로젠탈 역시 이디어, 맷 켐프, 칼 크로포드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하는 상황이다.
벨트레는 유리베와 나이는 같지만 활약상은 분명 차이가 나는 한 단계 위의 선수다. 유리베는 올 시즌 132경기에서 타율 2할7푼8리, 12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2년간의 실패는 딛고 일어섰지만 3할1푼5리, 30홈런, 92타점을 기록했고 네 차례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벨트레의 가치보다는 떨어진다.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에 혈안이 되어 있는 다저스로서는 ‘질러볼 만한’ 선수라는 것이 SI 및 미 언론들의 분석이다.
그 외에 FA로 풀린 조니 페랄타, 스티븐 드류 등도 물망에 오른다. 이 경우에는 라미레스를 3루수로 돌릴 수 있다. 미 언론들은 라미레스를 3루로 돌려 좀 더 공격에 집중하게 하는 편이 낫다는 구상을 시즌 내내 제기한 바 있다. 결국 이런 선수들이 오르내릴수록 유리베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재계약한다면 1년 계약이 유력하다는 평가인데 이는 유리베가 받아들일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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