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미리 준비한 관상 특집을 반으로 줄이는 초강수를 뒀다. 관상 특집 방영 전 멤버들이 밀라노 패션쇼를 위해 출국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패션쇼 도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상황. 이에 제작진은 관상 특집 방영 시간을 쪼개 패션쇼 도전의 실체를 공개했다.
‘무한도전’은 9일 멤버들의 관상을 분석해 조선시대 신분제도로 구분하는 관상 특집을 마련했다. 왕의 상을 가진 정형돈, 양반 상인 유재석을 필두로 중인인 정준하와 박명수, 천민인 노홍철, 하하, 길은 각자 조선시대 복장을 갖춰입고 상황극을 펼쳤다. 하지만 제작진은 5분도 되지 않아 방송을 접고 미리 공지했던 패션쇼 도전의 실마리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관상 특집 전 노홍철이 패션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밀라노 패션쇼 관계자로부터 관람 초청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에서 이 같은 특집이 시작됐다. 하지만 멤버들의 패션쇼 도전 의사는 사전에 ‘무한도전’이 밀라노로 출국한다는 보도로 이어지며 관심을 받았다. 김태호 PD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보를 사전에 유출하는 일명 ‘스포일러’ 기사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할 정도.

결국 제작진은 사전에 녹화한 관상 특집을 반으로 줄이고 패션쇼 도전의 시작을 방송했다. 이날 전문가들의 조언 하에 멤버들은 이달 말까지 몸매를 관리하고, 패션쇼 모델로 서기 위해 직접 오디션을 볼 계획을 세웠다. 멤버들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고, 제작진 역시 불투명한 패션쇼 도전에 대해 거창하게 포장하지 않았다. 물론 대형 특집이었지만, 멤버들이 무대에 오르는 것은 에이전시와 패션 전문가들이 선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이지는 않았다.
이날 ‘무한도전’이 패션의 고장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쇼에 도전한다는 장기 프로젝트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도 사전 정보가 유출된 후 궁금해할 시청자들을 위해 과감한 편집을 한 제작진의 결단력도 돋보였다. 애써 준비했을 상황극을 날려버리고, 패션쇼 도전의 정보를 공개한 ‘무한도전’의 초강수는 언제나 시청자들을 위한 방송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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