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 남편' 오만석의 황당한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9일 방송된 KBS 2TV 주말연속극 '왕가네 식구들'(이하 왕가네)에서는 결혼기념일임에도 불구하고 왕호박(이태란 분)에게 이혼하자고 말하는 허세달(오만석 분)의 파렴치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허세달은 내연녀 은미란(김윤경 분)으로부터 한달 간 함께 별장으로 도피해 골프나 치자는 제안을 받고 솔깃했다. 아내 때문에 잠시 망설이던 허세달은 은미란이 선물로 내민 명품 시계를 받고는 금세 마음을 정했다. 결국 집으로 돌아간 허세달은 왕호박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고 와인과 케이크를 안기며 핑크빛 무드를 만드는 듯 했다. 남편의 달콤한 선물을 받은 왕호박은 마침 결혼기념일을 맞은 이벤트라고 생각하며 한없이 기뻐했다.

그러나 와인을 한잔 따른 허세달은 금방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유롭고 싶다며 이혼을 요청한 것.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결국 뻔뻔하게 이혼을 요구하는 허세달의 행동이 기막힌 왕호박은 서러움이 북받쳤다. 그러나 분노를 표출하는 왕호박을 향해 "내 재산 다 가져라. 네가 좋아하는 내 팬티(빤쓰)도 다 주겠다"는 황당한 말을 퍼부으며 보는 시청자들마저 분노케 했다.
극중 허세달은 평생 아내의 보살핌 아래서 유유자적 살아온 무능력한 남자다. 호텔에 취칙하기 전까지는 이렇다할 직업도 없이 PC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아내에게 용돈이나 받는 처지였지만 취직 후 은미란을 만나면서 뻔뻔하게 돌변했다. 은미란으로부터 1억원 한도의 신용카드를 받고 돈을 펑펑 쓰는가 하면 은미란과의 관계를 추궁하는 왕호박에게 당당히 "자유롭고 싶다, 나를 놔달라"고 소리치며 집을 나가는 인물이다.
평생 남편과 자식 둘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왕호박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허세달의 이혼 요구는 많은 시청자들의 분통을 터지게 만든다. 캐릭터를 소화하는 오만석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시너지를 내면서 '밉상 남편' 허세달에 대한 비난과 악플이 늘어나고 있다.
'왕가네'가 가족들이 둘러앉아 보는 주말극인 만큼 허세달의 도 넘은 행각과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철이 없다 못해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 정도로 과도한 허세달 캐릭터가 과연 '왕가네'의 재미 혹은 메시지에 진정 도움이 될런지 향후 전개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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