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원정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넣고도 FC서울이 안타깝게 ACL 준우승에 그쳤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9일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경기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1차전 2-2 무승부에 이어 2차전서도 1-1 무승부를 기록한 서울은 이날 경기 결과로 합계 3-3을 만들었으나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다.
이날 서울은 지난 1차전에서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차두리가 라인업에 복귀했다. 무리퀴-콘카-엘케슨의 용병 3인방에 대항해 서울의 '데몰리션' 데얀과 몰리나, 1차전 1골 1도움의 주인공 에스쿠데로가 고요한과 함께 선발로 나서 광저우의 골문을 노렸다.

광저우 역시 총력을 다한 베스트 라인업으로 나섰다. 무리퀴-콘카-엘케슨이 모두 선발로 나섰고, 주전 센터백 김영권도 어김없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차전에서 골을 넣었던 가오린 대신 미드필더 자오슈리가 선발로 나서 중원을 더욱 두텁게 쌓았다,
광저우는 시작부터 거칠게 서울을 밀어붙였다. 0-0으로 비겨도 우승을 거머쥘 수 있는 광저우였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여 홈팬들의 성원이 광저우의 기운을 북돋웠다. 엘켄슨과 무리퀴, 콘카로 이어지는 최전방 공격조합은 빠른 템포의 침투와 역습으로 전반 내내 서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서울은 풍랑처럼 거세게 밀려오는 광저우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냈다. 전반 15분과 26분 콘카의 날카로운 슈팅은 가장 위협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골포스트와 김용대의 손끝에 걸려 번번이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가슴 철렁한 순간들이었다.

결국 광저우의 공세에 밀린 서울은 득점 대신 실점도 없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으며 0-0으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최용수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고요한 대신 윤일록을 투입해 공격에 빠르기를 더했지만 오히려 후반 12분 무리퀴의 패스를 받은 엘케슨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합계 2-3, 더구나 광저우가 원정 2골의 이점을 안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서울은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실점 후 불과 5분 만에 서울의 해결사 '데스쿠데로'가 다시 한 번 골을 합작하며 승부를 1-1 원점으로 되돌렸다. 경기는 다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승부로 돌아갔다.

서울에 동점골을 내준 광저우도 자오슈리 대신 가오린을 투입하며 공세에 박차를 가했다. 숨막히는 시간이 이어졌다. 한 골에 우승이 갈리는 상황에서 두 팀의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하지만 서울은 후반 39분 윤일록의 회심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빗겨가며 아쉽게 득점 기회를 놓쳤고, 추가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잘 싸웠기에 더 아쉬운 가슴 아픈 무승부이자 준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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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공동취재단.